“유네스코가 인정했는데 무료라니”… 192억 들여 리모델링 완료한 조망·트레킹 명소

영덕 죽도산 전망대, 바다 위 등대가 품은 360도 절경

영덕 죽도산 전망대
영덕 죽도산 전망대 / 사진=영덕스테이

4월의 동해는 부드럽게 깨어난다. 해풍에 실려 온 봄 냄새가 항구를 가득 채우고, 쪽빛 바다 위로 햇살이 잘게 부서지는 시간, 해발 약 80m 암반 위에 우뚝 선 등대가 시야 가득 들어온다. 벚꽃이 지고 난 자리에 연둣빛이 번지기 시작하는 4월, 동해안 특유의 청명한 공기가 수평선을 더없이 선명하게 만든다.

조선시대까지 섬이었던 땅이 있다. 파도가 실어 온 모래와 자갈이 수백 년에 걸쳐 쌓이며 육지와 이어진 이 작은 산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경북 동해안 29개 지질 명소 가운데 하나다. 1935년 처음 등대의 불을 밝힌 이래 한 세기 가까이 뱃길을 지켜온 자리다.

192억 5,000만원을 들인 축산 블루시티 사업이 2025년 12월 마무리되며, 지상 7층 전망대가 새 단장을 마치고 돌아왔다. 타고르의 ‘동방의 등불’ 테마를 입힌 공간에서 봄빛 동해를 내려다보는 경험은, 이 계절이 가진 특별한 선물이다.

조선시대 섬에서 유네스코 지질명소로 이어진 입지

영덕 죽도산 전망대 모습
영덕 죽도산 전망대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죽도산전망대(경상북도 영덕군 축산면 축산리 산106-1)는 축산항 북쪽 해발 약 80m 암반 정상에 자리한다. 죽도산은 조선시대까지 육지와 분리된 섬이었으며, 퇴적 모래와 자갈이 쌓여 형성된 육계사주(tombolo)로 육지와 연결된 독특한 지형이다.

이 지질학적 특성 덕분에 포항·경주·영덕·울진 4개 시·군에 걸친 경북 동해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29개 명소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으며, 영덕에만 11개 지질 명소가 분포한다.

1935년 3월 처음 점등된 등대는 포항지방해양수산청 관할로, 광달거리 19해리에 이르는 불빛이 지금도 동해 뱃길을 밝히고 있다.

층별로 달라지는 동해 조망과 리모델링 공간 구성

야외 전망대
야외 전망대 / 사진=영덕스테이

지상 7층 전망대는 층마다 다른 방식으로 바다를 품는다. 1층 로비와 2층 야외 전망대에는 이번 리모델링으로 광장과 데크가 증축되어 해안 바람을 맞으며 쉬어가는 체류형 공간이 강화됐다.

5층 실내 전망대에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축산항과 동해를 360도 파노라마로 조망할 수 있으며, 맑은 날에는 멀리 창포풍력발전단지까지 육안으로 확인된다.

7층에는 현역 등대가 운영 중이다. 전망대 전체에는 인도의 시성 타고르의 ‘동방의 등불’ 테마가 적용되어, 동쪽 바다에서 떠오르는 빛의 상징을 공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이동이 편리하다.

139m 현수교와 블루로드 B코스 연계 동선

블루로드 다리와 전망대
블루로드 다리와 전망대 / 사진=영덕스테이

죽도산 전망대는 영덕 블루로드 B코스(푸른 대게의 길)의 핵심 거점이다. 창포말등대에서 축산항까지 이어지는 총 15.5km, 약 5시간 코스의 종착 지점에 해당한다.

와우산과 죽도산을 잇는 총연장 139m, 중앙 주탑 높이 25m의 현수교(블루로드 다리)를 건너는 구간은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죽도산 둘레길을 따라 해안 절벽과 퇴적암층을 관찰할 수 있으며, 봄에는 새잎이 돋아난 해안 식생이 암반의 붉은 퇴적층과 대비를 이루며, 둘레길 산책 자체가 하나의 지질 탐방이 된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방문 밀도가 한층 높아진다.

무료 입장에 월요일만 쉰다, 방문 전 확인할 것들

실내 전망대
실내 전망대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입장료는 무료다. 이용 시간은 10:00~17:00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내비게이션으로 찾아갈 때는 ‘축산등대’로 검색하는 편이 정확하다.

별도 전용 주차장은 없으나, 현수교 입구 무료 주차 공간 약 20대와 축산항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전망대까지 마지막 구간은 도보로 올라야 하지만 오르막이 짧아 무리가 없다. 운영 관련 문의는 영덕군청 문화관광과(054-730-6514)로 연락하면 된다.

둘레길에서 보는 바다 조망
둘레길에서 보는 바다 조망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한 세기 가까이 뱃길을 지켜온 자리가 새로운 방식으로 사람을 맞이하고 있다. 육계사주가 만들어낸 지형 위에 서서, 등대의 불빛이 닿는 19해리 너머 수평선을 바라보는 경험은 어떤 관광지와도 결이 다르다.

봄빛 동해가 가장 고운 4월, 영덕 축산항으로 발길을 돌려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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