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1천억 원이 투입된 곳이 무료?”… 2개의 출렁다리 품은 수변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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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호 용마루공원, 영주댐이 만든 수변 산책 명소

영주호 용마루공원
영주호 용마루공원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햇살이 수면을 얇게 물들이는 시간, 잔잔한 호수 위로 두 개의 다리 실루엣이 드리운다. 바람이 차가울수록 물빛은 더 선명해지고, 데크 위에 서면 사방이 탁 트인 수평선이 눈앞에 펼쳐진다. 경북 영주에 이런 풍경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영주호는 2016년 영주댐 준공으로 조성된 인공호수다. 총 사업비 1조 1천억 원이 투입됐으며, 저수용량은 약 1억 8천만 톤에 이른다. 수몰로 잠긴 산봉우리 두 개를 출렁다리로 연결해 만든 용마루공원은, 그 지형 위에서 ‘용이 물을 마시는 형세’라는 이름의 유래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라는 점은 덤이다. 산책로와 출렁다리, 역사의 흔적까지 한 코스에 담긴 공간으로, 봄이 오기 전 조용한 방문을 원하는 이에게 특히 어울린다.

영주댐 수몰로 탄생한 수변공원의 입지와 역사

영주호 용마루공원 풍경
영주호 용마루공원 풍경 / 사진=경북나드리

영주호 용마루공원(경북 영주시 평은면 금광리 1401)은 영주댐 담수로 형성된 영주호 수변에 자리한 공원이다.

2009년 12월 착공해 2016년 12월 준공된 영주댐은 낙동강 수계 수질 개선과 용수 확보를 목적으로 건설됐으며, 평은면 금광리·강동리 일대와 면사무소, 평은초등학교가 수몰됐다.

중앙선 승문역~옹천역 구간도 물속에 잠겼다. 공원은 수몰된 두 산봉우리를 출렁다리로 이어 조성됐으며, 1공원(금광리 579)과 2공원(금광리 1401)으로 구분 운영된다.

용천루 출렁다리, 두 다리가 만드는 산책 동선

용미교와 용두교
용미교와 용두교 / 사진=경북나드리

2공원 주차장에서 데크길을 따라 내려가면 첫 번째 다리인 용미교를 만난다. 길이 75m의 아치교로, 중간에 투명 유리 바닥 구간이 있어 발아래 수면이 그대로 보인다.

용미교를 건너면 테마섬 숲길이 이어지며, 그 끝에 두 번째 다리인 용두교가 나온다. 길이 150m의 현수교로, 용천루 출렁다리의 두 다리 가운데 더 긴 구간이다.

유리 바닥 구간이 포함돼 있으며, 다리 위에 서면 영주호의 수평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용두교를 지나면 2공원 숲길을 따라 평은역사까지 산책 코스가 이어진다.

수몰 이주민 비석과 복원 평은역이 전하는 기억

복원된 평은역사
복원된 평은역사 / 사진=경북나드리

용두교를 건너 숲길 끝에는 복원된 평은역사가 서 있다. 원래 1941년 중앙선 역으로 개업했다가 2013년 폐지됐고, 2016년 영주댐 담수로 역 터가 수몰되자 언덕 위에 동일한 형태로 복원됐다.

역사 주변에는 영주댐 건설로 이주한 512명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 2기가 호수를 바라보며 놓여 있다. 수몰된 마을 사람들의 기억을 조용히 간직한 공간으로,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1공원 정상 전망대에서는 영주호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며, 공원 인근에는 영주댐물문화관(평은면 용혈리 897-2, ☎054-631-9290)도 있어 댐과 수몰의 역사를 더 깊이 살펴볼 수 있다.

무료 입장에 야간 경관조명까지, 이용 안내

용마루공원 소나무 숲
용마루공원 소나무 숲 / 사진=경북나드리

입장료와 주차비는 모두 무료다. 용마루 2공원 주차장에 주차 후 걸어가면 출렁다리까지 얼마 걸리지 않으며, 2개의 출렁다리와 평은역까지 1.2km 둘레길 코스로 산책하는 것을 추천한다.

용마루 2공원 야간경관조명 운영시간은 금·토·일·공휴일에는 일몰 후부터 21시 30분까지이며, 경관조명 운영시간 외 야간 통행은 금지하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공중화장실(장애인 화장실 포함)도 갖춰져 있으며, 문의는 054-639-6601로 가능하다. 인근 무섬마을과 연계하면 하루 코스로도 충분하다.

수몰된 마을의 기억 위에 새로 놓인 다리와 산책길은, 풍경과 역사가 함께 흐르는 드문 공간이다. 출렁다리의 흔들림과 호수 바람이 그리울 때, 영주호 수변으로 걸음을 옮겨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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