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추천 여행지

등산이라는 단어가 동반하는 의무감으로부터 자유로운 길이 있다. 정상을 향한 고행 대신, 완만한 산책길 끝에 감동적인 파노라마를 선물하는 곳.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간월재는 ‘산’에 대한 선입견을 기분 좋게 배반하는, 한국의 독특한 자연 유산이다.
신불산과 간월산의 능선이 만나는 해발 900m 고갯마루. 이곳이 ‘영남의 알프스’라는 수식어로 불리는 이유는 단지 가을날의 은빛 억새 물결 때문만은 아니다.

누구나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기꺼이 문턱을 낮춘 그 너그러움이야말로, 간월재가 품은 진정한 가치일지 모른다.
간월재의 매력은 접근성에서 시작된다. 가장 널리 알려진 ‘사슴농장 코스’는 왕복 6km 구간임에도 불구하고, 고저차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평탄한 임도로 이어진다.
실질적인 출발점인 간월재 공영주차장(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알프스온천5길 103-8)에 차를 세우고 걷기 시작하면, 약 2시간 만에 남녀노소 누구나 능선에 오를 수 있다.

이는 험준한 바윗길이나 급경사에 대한 걱정 없이, 오롯이 걷는 행위 자체에 집중하게 만든다. 길옆으로 펼쳐지는 숲의 풍경과 뺨을 스치는 고원의 바람은, 힘겨운 산행이 아닌 기분 좋은 트레킹을 즐기고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완만한 길 끝에 위치한 간월재 휴게소에 다다르면, 풍경은 거짓말처럼 돌변한다. 이전까지의 소박한 숲길은 온데간데없고, 유럽의 고산지대를 연상시키는 광활한 초원이 시야를 가득 메운다.
이곳이 바로 울산, 밀양, 청도에 걸쳐 8개의 산군이 이어지는 영남 알프스의 명성을 탄생시킨 현장이다.

특히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그 너머로 겹겹이 펼쳐지는 산세의 조화는 한 폭의 그림과 같다. 방문객들이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풍경”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비로소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다.
가을의 억새가 장관이라지만, 여름의 짙은 녹음이 주는 생명력 넘치는 감동 또한 그에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 평온한 풍경 속에는 여름철 방문객이 반드시 인지해야 할 함정이 있다.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는 만큼, 정상 부근에는 햇볕을 피할 그늘이 전무하다. 고도가 높은 만큼 자외선은 도심보다 훨씬 강렬하게 내리쬔다.
따라서 여름철 간월재 산행의 성패는 ‘물’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체감상 1인당 최소 1리터 이상의 물을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며, 자외선 차단제와 모자 역시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
휴게소의 편의 시설이 많지 않으므로, 가벼운 간식과 에너지바를 미리 챙기는 지혜도 필요하다.

간월재는 등산의 수고로움과 정상의 감동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몸소 증명하는 곳이다.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었지만, 그 끝에서 선사하는 자연의 경이로움은 결코 얕지 않다.
힘겨운 산행 대신 사색과 여유로운 발걸음을 통해 자연의 품에 안기고 싶은 이들에게, 간월재는 언제나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이다. 이곳은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모두를 위한 쉼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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