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곳이 3번이나 인정받았다니”… 15분만 걸으면 발아래 한반도가 펼쳐지는 산책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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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한반도지형
명승·람사르·지질공원으로 인정받은 지형

영월 한반도지형
영월 한반도지형 / 사진=한국관광공사 정주애

강물이 땅을 휘감고 돌아 나가는 자리, 허공에서 내려다보면 한반도 윤곽이 그대로 펼쳐진다. 동쪽 능선이 높고 서쪽이 낮은 지형 배치까지 실제 한반도와 닮아 있어, 처음 마주하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 지형은 2011년 명승 제75호로 지정되었고, 2015년에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었으며, 강원평화지역 국가지질공원 지질명소로도 이름을 올렸다. 하나의 장소가 세 가지 권위 있는 지정을 동시에 받은 사례는 국내에서도 드문 편이다.

늦가을 억새가 물드는 계절부터 초봄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이른 아침까지, 계절마다 다른 표정을 보여주는 이 땅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명승 제75호로 지정된 감입곡류 지형의 역사

한반도지형 전경
한반도지형 전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반도지형(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한반도면 옹정리 산180번지 일원)은 평창강과 주천강이 합류해 서강을 이루는 지점에 자리한 감입곡류하천 지형이다. 고생대 조선누층군 석회암을 기반암으로 하며, 지반 융기 이후 하천이 기존 곡류 하도를 유지한 채 하방침식을 거듭하며 지금의 형태를 완성했다.

지정 면적은 약 34만㎡에 이르며, 2011년 6월 10일 국가 명승으로 공식 지정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지명 유래인데, 이 지형의 이름을 따 2009년 행정구역 개편 당시 ‘서면’이 ‘한반도면’으로 바뀌었다. 땅이 먼저 존재하고, 사람이 그 이름을 빌려온 셈이다.

전망대에서 마주하는 한반도 윤곽과 생태 가치

한반도지형 전망대
한반도지형 전망대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전망공원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는 약 800m~1km 거리로, 평지 산책로와 나무 계단, 데크로 이어진 탐방로를 성인 기준 약 15~20분이면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한반도 지도 안내판과 함께 선암마을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며, 탐방로 중간 포토존에는 태극기 바람개비가 설치되어 있다.

이 지역은 2015년 람사르 습지로도 등록된 생태 보고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자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과 한국 고유종 돌상어(멸종위기 Ⅱ급), 희귀 식물 층층둥굴레가 서식한다. 지형미와 생태적 가치가 한 공간 안에 공존하는 드문 장소다.

돌리네 석회암 지형과 선암마을 뗏목 체험

한반도지형 선암마을
한반도지형 선암마을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한반도지형 일대는 카르스트 용식 작용이 만들어낸 돌리네 함몰 지형과 석회암 절벽이 곳곳에 분포해 지질학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다. 강원평화지역 국가지질공원 지질명소로 지정된 배경이다. 지형 감상 외에 체험거리도 있는데, 선암마을에서 운영하는 뗏목 체험이 대표적이다.

서강을 왕복하는 약 20~30분 코스로, 요금은 중학생 이상 7,000~8,000원, 초등학생 이하 5,000~6,000원 수준이다. 다만 운영 일정은 연도별로 변동될 수 있어 방문 전 선암마을로 사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뗏목 체험은 겨울철(12월 이후)에는 운영이 중단되며, 통상 11월 말을 전후해 시즌이 마무리된다.

전망공원 운영 안내와 방문 팁

한반도지형 선암마을 모습
한반도지형 선암마을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한반도지형 전망공원은 입장료 없이 무료로 개방된다. 한반도면 안새내길 63-40에 위치한 생태문화관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09:00~18:00 운영되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겨울철 데크와 계단 구간은 적설 시 미끄럼에 유의해야 한다. 단체 관광객이 몰리는 시간대를 피하고 싶다면 오전 10시 이전 방문을 권장한다. 서울에서는 승용차로 약 2시간 30분~3시간 소요되며, 영월읍에서 한반도면까지는 차로 20분 안팎이다.

한반도지형 풍경
한반도지형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명승·람사르·국가지질공원이라는 세 가지 공인이 겹치는 장소는 그 자체로 자연이 인정한 공간이다. 수천만 년에 걸쳐 형성된 곡류 지형이 빚어낸 풍경은, 어떤 인공 조형물도 따라올 수 없는 깊이를 지닌다.

한반도 윤곽을 발아래 두고 싶다면, 물안개가 강 위에 얕게 깔리는 이른 아침 영월로 향해 전망대에 올라서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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