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공식 지정한 곳의 봄 풍경”… 20만 평 위 1만 종 피어나는 국내 최대 사립 식물원

한택식물원, 20만 평 대지 위의 살아있는 식물 박물관

한택식물원
한택식물원 / 사진=한택식물원

겨우내 단단히 움츠렸던 땅이 조금씩 숨을 고르는 시절이 있다. 산자락 능선 사이로 햇살이 내려앉으면,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소리 없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그 고요한 설렘 속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계절이 얼마나 풍부한 언어를 가졌는지를 비로소 실감하게 된다.

국내 최대 규모 사립 식물원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곳은 1979년 첫 문을 연 이후 반세기 가까이 희귀식물 보전의 중심지로 자리해왔다. 2002년 국가 지정 식물원으로 선정되었으며, 환경부로부터 희귀·멸종위기식물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도 지정된 공간이다.

20만 평 대지 위에서 1만여 종의 식물이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단순한 산책지가 아닌, 살아있는 생태 공간으로서의 깊이가 이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다.

비봉산 자락에 뿌리내린 45년의 역사

한택식물원 입구
한택식물원 입구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한택식물원(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한택로 2)은 용인 비봉산 자락에 자리한 국가 지정 식물원이다. 약 66.1ha에 이르는 넓은 부지는 완만한 능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펼쳐지며, 산지 지형 특유의 풍부한 생태 조건을 갖추고 있다.

1979년 개원 이후 2001년 재단법인으로 전환되었으며, 지금까지 자생식물 2,400여 종을 포함해 총 1만여 종, 730여만 본의 식물 유전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유·관리해왔다.

국가 지정 식물원이자 희귀·멸종위기식물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서의 역할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생태 보전의 거점으로서 이곳의 가치를 뒷받침한다.

대륙을 넘나드는 34개 테마 정원의 구성

수생식물원
수생식물원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식물원의 핵심은 대륙별·생태별로 구성된 34~36개의 주제원이다. 호주온실에는 바오밥나무를 비롯한 남반구 특산 식물이 국내 기후와 전혀 다른 환경을 재현하며 자라고 있으며, 중남미온실에서는 열대·아열대 식물의 생동감 넘치는 생장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수생식물원은 물 위에 피어난 식물들이 연출하는 정적인 풍경으로, 여름철 특히 아름다운 공간이다. 능선 사이 미로처럼 이어진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구획마다 전혀 다른 식생이 펼쳐지며, 한 번의 방문으로 여러 생태권을 경험하는 셈이다.

자생식물 2,400종이 빚어내는 계절의 변화

한택식물원 모습
한택식물원 모습 / 사진=한택식물원

한택식물원의 가장 큰 차별점은 국내 자생식물 2,400여 종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봄에는 야생화 군락이 능선을 물들이고, 여름에는 수생식물과 습지 식물이 생장의 절정을 이루며, 가을에는 단풍과 열매가 탐방로를 장식한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식생의 변화는 같은 장소를 몇 번 방문해도 새로운 발견이 가능하게 한다.

산자락 능선을 따라 자연 그대로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숲속 탐방로는 가족 단위 방문객과 식물 애호가 모두에게 조용한 감동을 선사한다.

관람 시간·요금 및 교통 정보

한택식물원 봄꽃
한택식물원 봄꽃 / 사진=한택식물원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일몰 시까지이며, 매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나, 방문 전 공식 채널을 통해 운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입장료는 성인 1만 원, 어린이·청소년 7,000원이며, 36개월 미만 유아와 일부 할인 대상자에게는 감면이 적용된다. 주차는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교통편은 영동고속도로 양지IC에서 차량으로 약 15~20분 거리에 위치해 수도권에서 당일치기 방문이 충분히 가능한 편이다. 요금 및 운영 조건은 시즌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확인을 권장한다.

한택식물원 봄 풍경
한택식물원 봄 풍경 / 사진=한택식물원

한택식물원은 희귀식물 보전이라는 공익적 사명과 계절마다 깊어지는 생태 경관이 함께 숨 쉬는 공간이다.

자연이 얼마나 다채로운 생명을 품고 있는지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능선을 타고 이어지는 탐방로 위에서 그 답을 찾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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