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국화축제
향기와 온기로 피어난 치유의 축제

가을 도심이 건조해질 무렵, 대전 유성구에서는 역설적이게도 색채와 온기가 폭발한다. 매년 이맘때 유림공원 일대를 뒤덮는 7천만 송이의 국화 물결은 단순한 꽃의 나열이 아니다. 그 속에는 10여 년 전 시작된 공무원들의 땀방울이 깃들어 있고, 발밑에서는 땅속 200m에서 솟아나는 진짜 온천수가 흐른다.
‘흔한 가을 축제’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이곳은, 향기로운 국화꽃에 둘러싸여 과학적으로 검증된 라듐 온천수에 발을 담그는, 전국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공공 웰니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예산 절감이라는 현실적 목표가 어떻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을 축제로 성장했는지, 그 진정성 넘치는 이야기와 치유의 현장을 심층 취재했다.
“시작은 ‘예산 절감’, 땀으로 피워낸 7천만 송이”

유성국화축제의 화려한 풍경 뒤에는 특별한 기원 스토리가 숨어있다. 이 거대한 축제는 놀랍게도 2009년, 유성구청 공무원들이 청사 주변 유휴부지에 직접 국화를 심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예산 절감을 위해 시작한 작은 노력이 시민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고, 이는 해를 거듭하며 유성구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규모 축제로 성장했다. 올해로 제16회를 맞이한 축제의 주제는 ‘모두의 가을, 내가 사랑한 국화’다.
대전광역시 유성구 어은로 27 유림공원과 유성천변을 가득 채운 7천만 송이의 국화는 단순한 전시용 꽃이 아니다. 유성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가 “매년 봄부터 삽목과 순지르기를 반복하는 고된 과정이지만, 만개한 국화 정원을 거닐며 행복해하는 시민들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한 것처럼, 이곳의 꽃들은 공공의 땀과 정성이 깃든 살아있는 이야기 그 자체다.
“과학이 검증한 ‘천국(泉菊) 족욕’, 단순한 온수가 아니다”

‘천국 족욕’이라 극찬한 핵심 콘텐츠는 단연 동편 ‘온천존’이다. 유성온천의 핵심 자산인 ‘온천’과 축제의 주인공 ‘국화’를 결합한 ‘천국 족욕 체험장’은 이 축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독창적인 웰니스 프로그램이다.
중요한 사실은 이곳의 물이 단순한 ‘따뜻한 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곳은 지하 200m 이하에서 끌어올린 섭씨 27~56℃의 고온 약알칼리성(pH 7.5~8.89) 라듐 온천수 원수를 그대로 사용한다.

이 온천수에는 규소, 칼슘, 칼륨 등 60여 종의 풍부한 미네랄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특히 충남대학교의 공식 분석 결과, 유성온천수는 신경통과 관절염 완화는 물론, 피부미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향기로운 국화 조형물에 둘러싸여 따뜻한 온천수에 발을 담그는 순간, 코로는 국화의 아로마(Aroma)가, 피부로는 온천의 미네랄(Mineral)이 동시에 흡수되며 심신의 이완 효과를 극대화한다.
“국화 궁전부터 야간 빛 터널까지… 밤 10시까지 빛나는 꽃섬”

2025년 10월 18일부터 11월 2일까지 16일간 열리는 이번 축제는 유림공원을 두 개의 테마로 나누어 방문객을 맞이한다.
서편 ‘국화존’은 화려한 볼거리의 집약체다. 축제의 시그니처 조형물인 ‘국화 유성이’를 비롯해,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국화 궁전’과 ‘국화 책’ 등 거대한 국화 작품들이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축제 공간은 공원을 넘어 유성천변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메타세쿼이아 길을 따라 유유히 조성된 국화 산책로는 낮에는 화사한 꽃길로, 밤에는 낭만적인 빛의 터널로 변신한다. 야간 조명은 밤 10시까지 운영되어 늦가을 밤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무료입장, 무료주차… 그리고 10월 19일의 특별한 콘서트”

유성국화축제의 가장 큰 매력은 이 모든 경험이 무료라는 점이다. 일부 체험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입장료가 없으며, 주차 역시 유림공원 자체 주차장 외에도 도보 5~10분 거리의 유성구청 주차장, 갑천변 공영주차장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즐기고 싶다면 주말 공연 일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개막일인 10월 18일에는 최백호, 이영현 등이 출연하는 ‘국화음악회’가 열렸으며, 10월 19일 저녁 7시에는 수천 개의 촛불이 정원을 밝히는 ‘캔들가든 콘서트’가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또한 소프라노 신현선과 DCMF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지브리 애니메이션 명곡 선율이 국화 향과 어우러져 가을밤의 낭만을 절정으로 이끈다.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에 진정한 쉼표가 필요하다면, 이번 가을에는 대전 유성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공무원들의 진심으로 피워낸 7천만 송이의 국화와 과학이 보증하는 온천의 온기가 만나, 소문보다 훨씬 깊고 특별한 ‘치유의 가을’을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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