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까지 피는 메밀꽃밭
제주 보롬왓 메밀축제

제주에 여름이 스며드는 소리 없는 정원이 있다. 누군가는 단순히 ‘꽃구경 명소’라 하지만, 보롬왓은 그 이상이다.
이름부터 ‘바람이 부는 들판’이라는 뜻을 지닌 이곳은 제주 표선면의 너른 들판을 따라 바람과 계절이 만드는 장관이 펼쳐진다. 자연과 농업, 체험과 휴식이 공존하는 보롬왓의 여름은 메밀꽃과 수국이 어우러지며 단순한 풍경을 넘어 감동으로 이어진다.
여름 제주에서 만나는 보롬왓 메밀축제

보롬왓의 여름은 메밀꽃으로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가을을 상징하는 메밀꽃이 이곳에서는 제주만의 따뜻한 기후 덕분에 5월부터 피어난다. 6월 18일부터 7월 5일까지 진행되는 ‘보롬왓 메밀축제’는 그 절정을 이루는 시간이다.
하얀 메밀꽃이 들판을 덮으며, 바람이 스칠 때마다 꽃들이 파도처럼 흔들린다. 바쁘게 살아가던 이들에게는 발걸음을 멈추고 자연의 숨결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고요한 순간이 된다.
온 가족이 즐기는 생태 체험 공간

보롬왓은 단순한 꽃밭이 아니다. 약 33만㎡에 이르는 드넓은 공간은 자연 농장이자 생태 공원으로,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주말마다 열리는 깡통열차 체험과 소규모 공연은 가족 여행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꽃이 피는 시기에 맞춰 누구나 자유롭게 들판을 거닐 수 있는 ‘열린 정원’이라는 철학은 이곳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이유를 설명해준다.
체험형 정원

보롬왓의 또 다른 매력은 ‘체험형 정원’이라는 점이다. 자연 속을 걷다 보면 어느새 작은 로스터리 카페가 나타나는데, 이곳에서는 카카오를 전통 방식으로 볶고 포장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정성껏 만든 메밀 초콜릿은 맛은 물론이고 기념품으로도 안성맞춤이다. 또 한쪽에는 메밀 껍질을 활용한 베개를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나만의 소품을 만들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보롬왓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가는 곳이 아니다. 계절의 숨결을 느끼며 걷고, 자연 속에서 쉼을 얻으며, 직접 만들고 맛보는 경험을 통해 온전히 제주를 만날 수 있는 장소다.
메밀꽃이 어우러진 여름,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보롬왓 메밀축제에서 진짜 제주의 얼굴을 마주해보자. 바람에 실려온 꽃향기처럼, 당신의 여행에도 오래도록 잔상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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