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 목련축제
국내 최초 민간 수목원의 봄

이른 봄, 서해 바닷바람이 아직 차갑게 느껴지는 날에도 수목원 안은 다르다. 가지마다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하면, 진한 붉은빛과 노란빛이 뒤섞이며 길 위로 꽃잎이 내려앉는다. 냄새보다 먼저 색이 오는 계절이다.
926개 분류군의 목련이 이 한 공간에 모여 있다는 사실은 방문 전까지는 실감하기 어렵다. 16,895 분류군의 식물이 자라는 이곳은 단순한 수목원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한 사람이 쌓아 올린 식물 컬렉션에 가깝다.
봄은 3월 말부터 시작해 5월 말까지 이어지는데, 그 첫 장을 목련이 연다. 올해는 3월 27일부터 24일간, 평소에는 닫혀 있던 비공개 정원의 문도 함께 열린다.
국내 최초 민간 수목원의 역사와 입지

천리포수목원(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87)은 충남 태안반도 서쪽 해안에 자리한 국내 최초 민간 수목원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출신인 민병갈 박사가 1962년부터 부지를 구입하기 시작해 조성한 공간으로, 서해와 맞닿은 지형 덕분에 온대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수종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목련을 비롯해 동백나무 1,096 분류군, 호랑가시나무 566 분류군, 무궁화 373 분류군, 단풍나무 257 분류군 등 총 16,895 분류군의 식물이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태안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지형이 외부 환경과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낸다.
목련원에서 만나는 926 분류군의 봄빛

목련축제 기간에는 목련원을 중심으로 진한 붉은 꽃잎이 인상적인 불칸, 부드러운 노란 꽃잎의 맥신 메릴, 독특한 형태로 눈길을 끄는 큰별목련 매그스 피루엣 등 희귀 품종 3종이 전시된다.
수목원은 밀러가든·에코힐링센터·목련원·낭새섬·침엽수원·종합원·큰골의 7개 구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구역마다 수종 구성과 분위기가 달라 이동하는 길 자체가 하나의 탐방 코스가 된다. 특히 목련은 품종에 따라 개화 시기와 꽃의 형태가 달라, 3월 말부터 4월 중순에 걸쳐 순차적으로 다양한 빛깔의 꽃을 볼 수 있다.
비공개 정원 해설 프로그램과 후원회원 혜택

축제 기간에는 평소 일반 개방을 하지 않는 비공개 정원을 가드너와 함께 탐방하는 유료 해설 프로그램이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예약은 천리포수목원 공식 홈페이지와 네이버를 통해 가능하며, 후원회원은 할인 예약 혜택과 함께 후원회원 주간에 별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2026년에는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와의 연계 행사도 예정되어 있어, 태안 방문 일정을 넉넉하게 잡으면 두 행사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목련축제가 끝난 이후에도 봄 축제는 2026년 5월 31일까지 계속되며, 계절이 바뀌는 동안 수목원은 또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운영 정보와 방문 전 확인 사항

제9회 천리포수목원 목련축제는 2026년 3월 27일부터 4월 19일까지 24일간 열린다. 일반 입장료와 축제 기간 운영시간·휴무 여부는 방문 전 수목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반드시 확인하는 편이 좋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태안버스터미널까지 직행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터미널에서 수목원까지는 택시 또는 군내버스를 활용한다.
자가용 방문 시 수목원 내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인근에 만리포해수욕장과 안면도 자연휴양림이 위치해 있어 태안 일대를 함께 둘러보는 1박 2일 코스로 구성하기에도 적합하다.

천리포수목원은 한 사람의 집념이 반세기를 넘어 공공의 공간이 된 곳이다. 봄이 가장 먼저 소식을 전하는 이 수목원에서 926 분류군의 목련이 만들어 내는 풍경은, 어떤 사진으로도 온전히 담기 어려운 깊이를 지닌다.
3월 말, 서해 바람이 잦아드는 무렵에 천리포1길을 따라 들어서면 계절의 한가운데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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