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2배 크기가 전부 꽃밭이라니”… 5,000평 전부 분홍빛으로 물든 압도적 핑크뮬리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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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청농원 핑크뮬리축제
유네스코가 인정한 청정 자연 속 완벽 가이드

고창청농원 핑크뮬리축제
고창청농원 핑크뮬리축제 / 사진=전북특별자치도 공식 블로그 김왕중

가을이면 전국의 수많은 명소가 저마다의 핑크뮬리를 뽐내지만, 대부분 비슷한 풍경에 금세 아쉬움을 느끼곤 한다. 만약 그 분홍빛 물결이 단순한 공원이 아닌, 고즈넉한 한옥의 처마 끝과 맞닿아 있다면 어떨까.

축구장 두 개를 훌쩍 넘는 압도적인 규모의 분홍빛 정원이 유네스코가 인정한 청정 자연 속에서 펼쳐진다면, 이는 단순한 ‘사진 명소’를 넘어선 깊은 ‘경험’이 될 것이다.

2025년 가을의 막바지, 이 모든 상상을 현실로 만든 전북 고창의 한 농원이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11월 16일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이곳은 왜 사람들이 입장료 5,000원을 아깝지 않게 여기며 재방문하는지, 그 압도적인 가을 서사를 집중 취재했다.

고창청농원 핑크뮬리축제

고창청농원 핑크뮬리
고창청농원 핑크뮬리 / 사진=전북특별자치도 공식 블로그 김왕중

이 특별한 가을 축제의 무대는 고창청농원이다.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공음면 청천길 41-27에 자리한 이곳은 약 2만 평(약 66,115㎡)의 광활한 대지 위에 조성된 복합 문화 공간이다.

농원의 이름은 마을의 옛 이름인 청천, 즉 맑은 개울가 마을에서 유래했다. 이름처럼 깨끗한 자연 속에서 방문객에게 온전한 쉼을 제공하려는 주인의 철학이 공간 곳곳에 배어있다.

그 철학의 정점이 바로 매년 가을 열리는 핑크뮬리 축제다. 올해는 11월 16일까지 열리며, 방문객들은 약 5,000평(약 16,528㎡)에 달하는 압도적인 규모의 핑크뮬리 정원을 마주하게 된다.

이는 일반적인 축구장(약 2,150평) 2.3개를 합친 어마어마한 면적이다. 끝없이 펼쳐진 분홍빛 파도가 가을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은 마치 비현실적인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감동을 선사한다.

다른 명소와 구별되는 결정적 차이

핑크뮬리축제 모습
핑크뮬리축제 모습 / 사진=고창청농원 공식 블로그

고창청농원이 경주나 제주의 유명 핑크뮬리 군락지와 확연히 구분되는 지점은 바로 ‘한옥’의 존재다. 다른 명소들이 주로 개방된 공간에서 화려함을 뽐낸다면, 청농원은 고즈넉한 시골의 정취와 한국적 미학을 품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단아한 자태를 뽐내는 한옥 ‘술암제’가 있다. 핑크뮬리의 현대적이고 이국적인 감성과 한옥의 전통적이고 고요한 아름다움이 만들어내는 건축적 대비와 조화는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보적인 미학이다.

이는 “재방문율이 꽤 높은 관광 농원”이라는 관계자의 설명처럼, 방문객들이 단순히 꽃을 배경으로 사진만 찍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한옥 마루에 앉아 분홍빛 정원을 바라보거나 대나무 숲길을 거닐며 공간 전체를 오감으로 체험하기 때문이다. 농원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과 카페는 이러한 ‘머무름의 경험’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2025 축제 방문을 위한 필수 정보

고창청농원 핑크뮬리 모습
고창청농원 핑크뮬리 모습 / 사진=고창군 공식 블로그 조현복

축제는 11월 16일(일)까지 휴무일 없이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단, 입장 마감은 오후 5시 30분이므로 여유롭게 도착하는 것이 좋다.

입장료는 1인당 5,000원이다. 주목할 점은 무료입장 대상이 폭넓다는 것이다. 2013년생을 포함한 초등학생까지는 전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 가족 단위 나들이객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주차 걱정도 덜었다. 농원 입구에 넓은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자가용 이용이 매우 편리하다. 내비게이션에는 ‘고창청농원’ 또는 공식 주소를 입력하면 된다.

반려동물과 함께 방문할 계획이라면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 12kg 이하의 반려견만 동반이 가능하며, 반드시 목줄을 착용하고 배변 봉투를 지참해야 한다.

유네스코가 품은 고창에서의 하루

고창청농원 핑크뮬리 풍경
고창청농원 핑크뮬리 풍경 / 사진=전북특별자치도 공식 블로그 김왕중

고창청농원이 위치한 고창군은 지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청정 지역이다. 이는 고창이 생물다양성 보전 가치가 매우 높은 곳임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이러한 청정 자연 속에서 핑크뮬리 축제를 즐긴 후, 고창의 다른 유산들을 연계해 여행하는 것도 훌륭한 선택이다. 전 세계 고인돌의 약 40% 이상이 분포해 ‘고인돌 왕국’이라 불리는 고창 고인돌 유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이곳에서는 모로모로 열차를 타고 넓은 유적지를 편하게 둘러보며 청동기 시대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

조선 시대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성된 고창읍성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원형이 거의 완전하게 보존되어 역사적 가치가 높으며, 성곽 내부의 울창한 맹종죽림은 고즈넉한 산책로와 사진 명소로 인기가 높다.

핑크뮬리
핑크뮬리 / 사진=고창청농원 공식 블로그

2025년 가을의 끝자락, 막바지 절정을 이루고 있는 고창청농원의 핑크뮬리 축제가 오는 11월 16일 종료를 앞두고 있다.

축구장 2.3배 규모의 분홍빛 물결과 고즈넉한 한옥의 조화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경험하기 힘든 독보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입장료 5,000원이지만 초등학생까지 무료입장이 가능하고 주차도 무료여서 가족 나들이에 부담이 적다. 늦가을의 정취 속에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남기고 싶다면, 유네스코가 인정한 청정 고창에서의 이 특별한 하루를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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