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대릉원돌담길 축제
벚꽃과 천년 고도의 만남

봄이 경주에 닿는 순간은 유난히 조용하게 찾아온다. 고분의 능선 위로 연분홍 꽃잎이 내려앉고, 돌담을 타고 오른 벚꽃 가지들이 바람에 흔들리면 비로소 계절이 바뀌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4~6세기에 조성된 신라 고분 약 150여 기가 밀집한 이곳은 2011년 사적 제512호로 지정되며 역사적 가치를 공식 인정받은 공간이다.
3월 말, 단 사흘 동안 이 길이 축제로 변한다. 낮에는 거리예술이 돌담 사이를 채우고, 밤에는 조명과 레이저가 고분군을 감싸며 전혀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신라 고분군 품은 대릉원돌담길의 입지와 역사

2026 경주 대릉원돌담길 축제(경상북도 경주시 황남동 계림로 일원)는 신라 천년 고도의 심장부에서 열린다. 대릉원은 황남동·노서리·황오리·인왕리 일대 고분군을 통합 지정한 사적지로, 4~6세기 신라 왕·왕비·왕족·귀족층의 무덤이 약 150여 기 모여 있다.
봉긋하게 솟은 능선들이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며, 그 외곽을 따라 이어진 돌담길은 봄이면 벚꽃으로 뒤덮인다. 고분과 꽃이 함께 그려내는 이 풍경은 경주 어느 곳에서도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낮과 밤이 다른 축제 프로그램 구성

축제는 3월 27일(금)부터 29일(일)까지 매일 오후 1시에 문을 열어 밤 10시까지 이어진다. 낮 시간대인 13:00~20:00에는 ‘벚꽃거리예술로’가 펼쳐지며, 버블·서커스 등 거리예술 공연이 돌담길을 무대로 삼는다.
같은 시간 ‘도로 위 놀이터'(13:00~18:00)에서는 아동과 성인 모두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지역 업사이클링 공방과 연계한 친환경 프로그램 ‘함께해 봄’도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수공예와 플리마켓으로 꾸려진 ‘돌담길 마켓'(13:00~20:00)과 푸드트럭 중심의 ‘돌담길 레스토랑'(13:00~22:00)도 함께 운영된다. 특히 밤 8시부터 10시까지 이어지는 ‘벚꽃라이트’는 조명과 레이저로 고분군을 둘러싸며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네 가지 현장 이벤트와 ESG 체험

축제 현장에는 참여형 이벤트 네 가지가 마련되어 있다. ‘경주를 담아봄’은 무료 사진 인화 이벤트로, 방문 기념을 현장에서 바로 남길 수 있다. ‘경주를 남겨봄’은 포토존 이벤트이며, ‘경주를 봄봄봄’에서는 경주 외곽 벚꽃 명소를 담은 엽서를 받을 수 있다.
‘경주를 그려봄’은 나만의 인형 만들기 프로그램으로, 그림과 사연을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발송된다. 돌담길 레스토랑에서는 QR 코드 주문과 다회용기 사용을 적용한 ESG 운영 방식도 눈에 띈다.
대릉원 자체 입장은 2023년 5월 이후 무료이며, 천마총 내부 관람은 성인 3,000원·청소년 및 군인 2,000원·어린이 1,000원의 별도 요금이 적용된다.
운영 정보와 방문 전 확인 사항

축제 입장료는 무료다. 축제 기간 대릉원 돌담길 구간은 차량이 전면 통제되므로 대중교통 이용이 권장된다. 벚꽃 개화 현황에 따라 일정이 최대 1주 연기될 수 있어, 방문 전 공식 인스타그램 또는 문의 전화(054-776-5267)를 통해 일정을 재확인하는 편이 좋다.
지난 해에는 경주 산불 여파로 축제가 축소 진행된 이력이 있는 만큼, 현장 운영 공지를 사전에 살펴두면 방문 계획을 안정적으로 세울 수 있다.

대릉원돌담길 축제는 고대 신라의 흔적과 봄꽃의 화사함이 하나의 길 위에서 만나는 드문 경험을 선사한다. 낮의 거리예술과 밤의 조명 풍경이 전혀 다른 색채로 이어지며, 사흘이라는 짧은 시간이 오히려 이 축제를 더욱 각별하게 만든다.
고분 능선 위로 벚꽃이 흩날리는 그 길을 걷고 싶다면, 3월 마지막 주말 경주로 향해볼 만하다. 천년 고도의 봄은 짧지만, 그 잔상은 오래 남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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