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북천 코스모스 메밀꽃 축제
끝없이 펼쳐지는 코스모스 물결

매년 이맘때면 전국의 여행자들이 한 장의 사진에 이끌려 기차에 오른다. 끝없이 펼쳐진 코스모스와 소금을 뿌린 듯한 메밀꽃밭 사이를 느리게 달리는 경전선 열차. 비현실적인 그 풍경이 현실이 되는 곳, 바로 경남 하동 북천이다.
하지만 이곳이 단순한 ‘인생샷’ 명소를 넘어, 한 농촌 마을이 20년 가까이 가꿔온 성공적인 농업 혁신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올해 가을, 단순한 꽃구경을 넘어 그 속에 담긴 특별한 이야기까지 함께 즐기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하동 북천 코스모스 메밀꽃 축제

하동 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는 경상남도 하동군 북천면 직전리 꽃단지 일원(도로명주소: 경서대로 2253-9)에서 펼쳐지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가을꽃 축제다.
2025년에는 10월 2일(목)부터 10월 19일(일)까지 총 18일간 여행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이 거대한 꽃밭의 시작은 농림축산식품부의 ‘경관보전직불제’와 맞닿아 있다.
농촌의 경관을 아름답게 가꾸고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작물을 심는 농가에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이 제도를, 지역 농민들이 모인 하동북천코스모스메밀꽃 영농조합법인이 축제로 승화시킨 것이다.
가을 수확이 끝난 논과 밭 20만㎡(약 6만 평)에 코스모스와 메밀을 심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18회(2024년 기준)를 넘기며, 작년 한 해에만 67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불러 모으는 지역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기차역 플랫폼에서 시작되는 꽃길

이 축제의 가장 독보적인 매력은 단연 접근성에 있다. 대부분의 대규모 꽃 축제가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자가용 없이는 방문이 힘든 반면, 이곳은 경전선 무궁화호가 정차하는 북천역에 내리는 순간 축제가 시작된다.
꽃으로 장식된 작은 간이역 플랫폼에서부터 이미 코스모스 향기가 번지고, 철길 너머로 펼쳐진 꽃밭은 그 자체로 거대한 포토존이 된다.
특히 축제장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철길 위로 열차가 지나가는 순간은 이곳에서만 담을 수 있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자가용 이용객을 위한 주차장은 무료로 운영되지만, 주말에는 혼잡이 예상되므로 이른 아침 방문을 서두르거나 낭만적인 기차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하동 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는 광활한 규모만큼이나 동선을 잘 짜야 알차게 즐길 수 있다. 성인 기준 입장료 2,000원(초등학생 이하 무료)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축제장의 상징인 거대한 풍차는 마치 네덜란드에 온 듯한 이국적인 분위기를 선사하며, 풍차를 중심으로 펼쳐진 코스모스 군락은 어느 각도에서 찍어도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 완벽한 명소다.
대중교통 이용하여 방문 시, 기차를 이용할 경우 경전선 북천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역 주변이 꽃으로 꾸며져 있어 도착 즉시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KTX·SRT 이용 시에는 진주역이나 순천역에서 하차 후 버스, 렌터카, 택시 등을 이용해 북천 축제장으로 이동하면 된다.

또 하나의 매력은 새하얀 메밀꽃밭이다. 화려한 코스모스와는 다른 은은한 아름다움으로,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며 걷는 이들을 가을의 정취 속으로 깊이 끌어들인다.
축제 기간에는 ‘하동 정두수 전국 가요제’를 비롯한 다양한 공연이 흥을 돋우며, 아이들을 위한 ‘손수건 코스모스 꽃물들이기’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즐겁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은 먹거리다. 지역 농산물로 만든 향토 음식과 푸드트럭이 곳곳에 자리해 있어 든든한 한 끼 식사부터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주전부리까지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단순한 꽃 축제를 넘어, 농촌 공동체의 땀과 희망이 일궈낸 성공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한 하동 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
기차에 몸을 싣고 창밖으로 펼쳐지는 황금빛 들판을 지나다 보면, 어느새 발아래 가득한 꽃의 바다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2025년 가을, 하동 북천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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