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화개장터 벚꽃축제
십리벚꽃길의 봄

화개천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 순간 하늘이 사라진다. 양쪽에서 뻗어 나온 벚나무 가지들이 머리 위에서 맞닿으며 분홍빛 터널을 완성하는 까닭이다. 수령 50년에서 100년을 훌쩍 넘긴 고목들이 일제히 꽃을 피우는 이 순간은 봄이 가장 화려하게 존재를 드러내는 때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이 풍경을 볼 수 없었다. 2025년 3월 옥종면 일대를 덮친 대형 산불로 하동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서 27년 이어온 축제가 전면 취소되었다. 그 빈자리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올봄의 귀환은 단순한 행사 재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이어지는 6.2km 혼례길

십리벚꽃길(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로 142 그린나래공원 일원)은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초입까지 이어지는 약 6.2km 구간이다. ‘십리’라는 이름처럼 걸어도 걷어도 벚꽃이 끝나지 않는 이 길에는 수령 50년에서 100년에 이르는 벚나무 1,100여 그루가 줄지어 서 있다.
화개천 계곡 물소리와 꽃잎이 뒤섞인 풍경이 계절감을 더욱 짙게 만든다. 예로부터 이 길에서 손을 잡고 걸으면 인연이 이어진다는 말이 전해져 ‘혼례길’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인근에는 하동 야생차밭이 자리해 두 공간을 함께 둘러보는 코스로도 즐길 수 있다.
3일간 펼쳐지는 공연과 포토존 체험

축제는 3월 27일 오후 6시 개막식과 함께 시작된다. 첫날 저녁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28일에는 벚꽃노래자랑과 DJ 뮤직 페스티벌이, 29일 마지막 날에는 댄스경연이 열린다. 공연 무대 외에도 벚꽃 웨딩로드 포토존이 조성되어 사전 접수를 통해 20팀이 참여할 수 있으며, 플리마켓과 하동 야생차 시음 행사도 함께 운영된다.
연중 상시 개방되는 구간이라 야간에도 방문이 가능하며, 데크 구간에 고보조명이 설치되어 있어 밤 벚꽃 산책도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1년의 공백 뒤 되찾은 봄의 의미

이번 축제는 단순히 27회를 맞이하는 행사가 아니다. 전년도 대형 산불로 특별재난지역 선포까지 이어졌던 하동군이 1년 만에 일상을 되찾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봄마다 분홍빛으로 가득 찼던 이 길이 다시 꽃을 피운다는 사실이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각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십리벚꽃길은 벚꽃 시즌 이외에도 연중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축제 기간 교통 통제와 방문 전 확인 사항

축제 기간은 2026년 3월 27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다. 주말인 28일과 29일에는 차 없는 거리가 운영되어 해당 구간에 차량 통제와 일방통행이 적용된다. 자가용 방문 시 교통 통제 구간을 미리 확인하고 우회로를 파악해 두는 편이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하동역, 구례구역에서 화개 방향 버스나 택시로 이동하면 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플리마켓과 차 시음 등 부대 프로그램은 현장 일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1년의 공백을 채우고 돌아온 봄은 예년보다 더 진하게 피어날 것이다. 화개천 물소리가 꽃잎과 함께 흘러내리는 6.2km를 걷고 싶다면, 이번 주말 십리벚꽃길로 향해 스스로 그 분홍빛 기억을 새겨 보길 권한다.
수령 100년 고목이 만들어 낸 꽃 터널은 사진 속에서도 아름답지만,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순간은 직접 그 자리에 서야만 느낄 수 있다. 혼례길이라는 별칭처럼, 함께 걷는 사람과의 시간이 더 깊어지는 길이기도 하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