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제주의 섬야(夜) 시즌 개막
한낮의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몸을 숨기면, 제주에는 익숙하지만 낯선 또 하나의 세상이 열린다.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진 해변과 도심 곳곳에 새로운 활기가 피어오른다.
제주특별자치도가 7월과 8월, 두 달간 ‘낮보다 아름다운 밤, 제주의 섬야(夜) 시즌’을 선포하며 이전과는 다른 제주의 밤을 선보인다. 이는 단순히 볼거리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야간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이 깔려있다.
이번 ‘섬야 시즌’의 포문은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이호테우해수욕장에서 개최되는 ‘이호 필터 페스티벌’이 연다. 단순한 해변 축제를 넘어 자연과 음악, 미식이 어우러진 친환경 문화관광 이벤트로 기획되었다.
실력파 뮤지션이 참여하는 힐링 콘서트와 함께, 제주의 로컬 브랜드가 참여하는 미식 페어링, 제4회 제주한잔우리술페스티벌과 연계된 토크쇼 등은 제주의 밤바다를 배경으로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전망이다.
축제는 한여름 밤의 정취를 만끽하려는 연인들은 물론, ‘키즈 뮤직 워터밤’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아우른다.
축제의 열기는 8월에도 이어진다. 8월 3일부터 10일까지는 서귀포 예술의전당과 칠십리 야외무대에서 제주 고유의 색을 입힌 클래식 공연 ‘서귀포 오페라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또한,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전수관에서는 매월 마지막 금요일 밤, 국가무형문화재인 영등굿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상설공연 ‘금요일엔 Good이지’가 열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제주의 밤을 연출한다.
8월 23일부터 10월까지 매주 주말 산지천 일대에서 열리는 ‘컬러풀 산지 페스티벌’ 역시 원도심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다채로운 축제들은 제주 가볼만한 곳 목록에 새로운 선택지를 더하며 여행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제주의 밤을 보다 체계적으로 경험하고 싶다면 제주시티투어버스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오는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특별 운행되는 야간 테마 코스는 약 2시간 동안 제주의 밤 풍경 속으로 여행자들을 안내한다.
이러한 제주의 노력은 이미 긍정적인 신호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조기 개장한 해수욕장에는 일주일 만에 8만 명이 몰려 전년 동기 대비 3.7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제주의 밤을 새롭게 디자인하려는 시도가 관광객들의 발길을 더 오래 머물게 하고, 이는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김양보 제주특별자치도 관광교류국장은 “이번 섬야 시즌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제주의 밤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며, 제주의 밤이 또 하나의 핵심 관광 자원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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