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6천 평 솔숲이 하얗게 물들었어요”… 입장료 절반 돌려주는 구절초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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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구절초 꽃축제
10월 14~26일, 단 13일간의 하얀 축제

정읍 구절초 축제 방문객
정읍 구절초 축제 방문객 / 사진=정읍 공식블로그

숨 가쁜 일상에 쉼표가 필요할 때, 자연은 가장 완벽한 처방전이 되어준다. 특히 코끝 시린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전북 정읍의 솔숲은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백색의 바다로 변신한다. 언뜻 보면 소복이 눈이 쌓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풍경의 주인공은 바로 구절초다.

하지만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아름다운 경치 때문만은 아니다. 눈으로는 자연의 경이를 담고, 몸으로는 다채로운 체험을 즐기며, 지갑은 오히려 두둑해지는 놀라운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대한민국 대표 가을 감성 축제로 자리매김한 이곳의 매력을 남김없이 파헤쳐 본다.

솔숲 아래 펼쳐진 12만㎡의 약속

정읍 구절초 축제
정읍 구절초 축제 / 사진=정읍 공식블로그

제18회 정읍 구절초 꽃축제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산내면 매죽리 571번지 일대에 자리한 구절초 지방정원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2025년 10월 14일부터 26일까지, 단 13일간만 허락되는 이 지상 낙원은 축구장 약 17개 크기와 맞먹는 120,000㎡의 광활한 소나무 숲을 온통 하얗게 물들인다.

은은한 솔향기와 구절초의 청초한 향기가 어우러진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건강과 치유’라는 올해의 축제 주제를 온몸으로 실감하게 된다. 이곳이 ‘사진작가들이 선정한 대한민국 최고의 출사 명소’로 꼽히는 이유는 바로 이 압도적인 규모와 천혜의 자연경관이 빚어내는 조화 덕분이다.

정읍 구절초 명소
정읍 구절초 명소 / 사진=정읍 공식블로그

단순히 눈으로만 즐기는 축제는 이제 옛말이다. 이번 축제는 방문객이 직접 참여하며 오감으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체험 중심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했다. 정원 곳곳을 탐험하며 도장을 모으는 ‘정원 스탬프 투어’는 아이들에게는 보물찾기 같은 즐거움을, 어른들에게는 동심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선물한다.

낭만적인 ‘꽃 열차’를 타고 솔숲 사이를 유유히 통과하거나, ‘꽃 멍 정원 멍’, ‘나무놀이 감성체험’ 같은 이색 프로그램을 통해 잠시 모든 것을 잊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평온한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입장료의 절반 이상이 내 주머니로

구절초 축제
구절초 축제 / 사진=정읍 공식블로그

이번 축제의 백미는 단연 ‘가성비’와 ‘상생’을 모두 잡은 입장료 시스템이다. 성인 기준 입장료는 7,000원이지만, 입장권을 구매하면 축제장과 정읍 시내 지정 상가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정원사랑 상품권 4,000원권을 돌려받는다.

실질적인 입장료는 3,000원인 셈이다. 청소년 및 군인, 경로 우대자는 5,000원 입장료에 3,000원권, 어린이는 3,000원에 2,000원권 상품권을 받는다. (정읍시민은 신분증 지참 시 무료 입장)

이 상품권은 축제장 내 향토 음식점에서 구절초 두부김치나 산채비빔밥을 맛보는 데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읍의 또 다른 명물인 ‘쌍화차 거리’에서도 사용이 가능해 축제의 즐거움을 시내 전체로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축제 방문이 지역 소상공인에게 직접적인 도움으로 이어지는 착한 소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가을밤을 수놓을 특별한 만남과 즐거움

정읍 구절초 축제 구절초
정읍 구절초 축제 구절초 / 사진=정읍 공식블로그

축제의 흥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특별 이벤트도 풍성하다. 10월 18일 토요일 오후 3시에는 잔디광장 특설무대에서 개막 축하공연이 열린다. 가수 장민호, 박창근, 김태연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출연해 가을 서정과 열정을 동시에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19일과 25, 26일에는 꽃밭 야외무대에서 명사 토크 콘서트가 연이어 개최된다. 개그맨 김영희, 정범균부터 방송인 윤택, 최양락·팽현숙 부부까지 유쾌한 입담과 진솔한 이야기로 방문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모든 공연과 행사는 축제 입장권만으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축제장까지 편리하게, 교통편 총정리

정읍 구절초 아침
정읍 구절초 아침 / 사진=ⓒ한국관광공사 송규석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몇 가지 팁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축제 기간 매표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진행된다. 주차는 제1주차장부터 제4주차장까지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으나, 주말과 공휴일에는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오전 일찍 방문하거나 아예 늦은 오후 시간대를 공략하는 것이 현명하다.

자가용 이용 시 내비게이션에 ‘구절초 지방정원’ 또는 ‘전북 정읍시 산내면 매죽리 571’을 입력하면 된다.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정읍IC 또는 태인IC를, 서해안고속도로는 줄포IC 또는 부안IC를 이용해 칠보, 산내 방면으로 진입하면 편리하다.

대중교통 이용 시 KTX나 SRT를 이용해 정읍역에 도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정읍역이나 정읍공용버스터미널 인근에서 산내면 방면으로 향하는 151-2번 시내버스를 이용해 ‘산내면 소재지’에서 하차한다. 이곳에서는 축제장까지 수시로 운행하는 무료 순환버스를 이용해 행사장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정읍 구절초 꽃축제는 단순한 꽃 축제를 넘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지역과 상생하는 특별한 가을날의 추억을 약속한다. 순백의 구절초가 만개한 솔숲에서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을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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