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팔복동 이팝나무 축제, 철길 위 봄꽃 산책로

늦봄의 공기가 가벼워지는 4월 말, 전주 북쪽 산업단지 한복판에서 보기 드문 풍경이 펼쳐진다. 오래된 철길 위로 이팝나무 흰 꽃송이가 내려앉으면, 녹슨 레일과 하얀 꽃잎이 묘한 대비를 이루며 한 폭의 그림이 완성된다.
평소에는 굳게 닫혀 있는 북전주선 폐철길이 축제 기간에만 빗장을 푼다. 한국철도공사와의 협약으로 특별 개방되는 이 길은 1년 중 단 5일만 걷는 것이 허용된 공간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 축제는 2년간 누적 방문객 10만 명을 돌파하며 전주 봄의 대표 명소로 자리잡았다. 산업단지와 꽃길이 공존하는 이 특별한 공간이 4월과 5월의 경계에서 다시 문을 연다.
팔복예술공장 일원, 폐철길이 꽃길로 바뀌는 공간

팔복예술공장(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팔복로 56) 일원에 자리한 북전주선 철길은 산업단지를 가로지르던 화물 노선이었다. 현재는 운행이 중단된 채 보존된 이 철길이 축제 기간만큼은 1.3km 봄의 산책로로 변신한다.
개방 구간은 기린대로에서 신복로까지 630m, 기린대로에서 팔복로까지 670m 두 구간으로 나뉘며, 양쪽을 합산하면 총 1.3km에 이른다.
이팝나무는 쌀밥처럼 하얀 꽃이 가득 피어나는 수종으로, 만개 시기가 5월 초와 맞물려 방문객을 반긴다.
버스킹·부스 30여 개가 채우는 축제 현장

철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음식·체험·판매 부스 30여 개가 줄지어 늘어선다. 지역 먹거리와 공예 체험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으며, 버스킹 공연이 꽃길의 분위기를 한층 띄운다.
개막식은 5월 1일 오전 10시에 열려 축제의 시작을 알리며, 이후 나흘간 다채로운 현장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특히 야간 개방 구간인 금학교~신복로 400m 구간은 오후 9시까지 운영되어,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저녁 꽃길 산책이 가능하다.
전주국제영화제·샤갈 특별전과 함께하는 문화 일정

축제 기간 전주 시내에서는 전주국제영화제가 동시에 열리며 도시 전체가 봄 문화 행사로 달아오른다. 팔복예술공장 내부에서는 마르크 샤갈 특별전이 개최되어, 이팝나무 꽃길 산책과 예술 감상을 하루에 엮는 것이 가능하다.
철길 주변 산업단지의 독특한 공장 건물들이 예술공간과 맞닿아 있어, 전시와 축제를 오가며 전주의 또 다른 면을 경험할 수 있다.
축제 일정과 방문 전 꼭 확인할 것들

축제는 4월 25~26일, 5월 1~3일 총 5일간 진행된다. 철길 개방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주차는 인근 산단 입주 기업 부지를 임시 주차장으로 개방해 이용이 가능하다. 현장 인파가 집중되는 주말에는 동선이 좁아질 수 있어 평일 방문이나 야간 개방 구간 활용을 고려하는 편이 좋다.
폐철길과 이팝나무 꽃잎의 조합은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전주만의 봄 풍경이다. 산업단지 한가운데서 피어나는 흰 꽃이 전하는 반전의 아름다움은 방문한 이들에게 오래 남는 기억으로 자리한다.
1년 중 단 5일, 빗장이 열리는 그 시간 안에 이 길을 걷고 싶다면 4월 25일 혹은 5월의 초입에 전주 팔복동으로 향해 직접 그 봄을 느껴보길 권한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