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인데 이 정도 감동이면 충분하죠”… 드론쇼와 불꽃놀이까지 즐기는 가을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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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남강유등축제
19일까지 열리는 빛의 축제

진주 남강유등축제
진주 남강유등축제 / 사진=진주관광

어둠이 내린 강물 위로 수천 개의 등이 떠올라 수면을 금빛으로 물들이는 풍경이 있다. 진주의 가을밤을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으로 채우는 이 빛의 향연은 단순한 축제가 아니다.

그 속에는 430여 년 전, 나라를 지키기 위한 처절한 함성과 가족을 향한 애틋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 2025년 가을, 다시 돌아온 진주남강유등축제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감동적인 역사와 첨단 기술이 어우러진 살아있는 체험 그 자체이다.

“그날의 함성, 오늘밤 희망의 빛으로 떠오르다”

진주 남강유등축제 야경
진주 남강유등축제 야경 / 사진=진주 공식블로그 이용선

진주 남강유등축제의 공식적인 주소는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626 일원, 즉 진주성과 유유히 흐르는 남강 전체가 거대한 무대가 된다. 이 축제의 뿌리는 임진왜란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인 ‘진주성 전투’로 거슬러 올라간다.

1592년, 진주성을 지키던 군사들은 칠흑 같은 밤, 남강에 유등을 띄워 어둠을 틈타 강을 건너려는 왜군의 도하를 저지하는 군사 전술로 활용했다. 동시에 성 밖의 가족들에게 자신의 안부를 전하는 간절한 통신 수단이기도 했다.

슬프지만 위대했던 그날의 등불이 오늘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는 희망의 빛으로 재탄생했다. 이러한 역사적 가치와 독창성을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대한민국 대표 축제’이자 5년 연속 ‘글로벌 육성 축제’로 선정되며 그 위상을 증명했다.

불꽃과 드론의 향연

진주 남강유등축제 불꽃놀이
진주 남강유등축제 불꽃놀이 / 사진=진주 공식블로그 이용선

올해 축제는 2025년 10월 4일(토)부터 10월 19일(일)까지 총 16일간 진주의 밤을 화려하게 밝힌다. 축제의 백미인 유등은 매일 저녁 18시에 점등되어 자정(24:00)까지 남강을 비춘다. 올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하이라이트는 밤하늘을 무대로 펼쳐지는 특별 이벤트이다.

수상 불꽃놀이: 축제의 밤을 더욱 뜨겁게 달굴 불꽃놀이는 10월 10일(금)과 10월 18일(토) 저녁 8시에 펼쳐진다. 남강 물 위에 떠 있는 유등과 하늘의 불꽃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드론 라이트 쇼: 전통 유등과 최첨단 기술의 만남을 상징하는 드론쇼는 10월 18일(토) 저녁 8시에 진행된다. 수백 대의 드론이 밤하늘에 그려내는 빛의 예술은 불꽃놀이와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똑똑하게 즐기는 관람 팁

진주 남강유등축제 항공
진주 남강유등축제 항공 / 사진=진주남강유등축제 홈페이지

축제는 입장료 없이 무료로 즐길 수 있어 부담이 없다. 다만, 몇 가지 유료 체험은 축제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남강을 가로지르는 부교 통행(편도 2,000원), 직접 소원을 담아 유등을 띄우는 체험(3,000원) 등이 대표적이다. 각종 부스와 먹거리 장터는 오후 1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된다.

축제 기간에는 진주성 일대가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되어 교통이 통제된다. 가급적 대중교통 이용을 추천하며, 자차 방문 시에는 축제장 인근에 마련된 임시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진주성 주차장과 맞은편 임시주차장이 가장 가깝지만, 혼잡을 피하려면 서둘러 도착하는 것이 좋다.

남강유등축제
남강유등축제 / 사진=진주 공식블로그 토리나

또한, 이 기간에는 진주성 내 국립진주박물관도 야간 개장하여 볼거리를 더한다. 특히 10월 10일부터는 대한민국 대표 연극제인 ‘개천예술제’와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도 함께 열려, 진주는 그야말로 거대한 축제의 도시가 된다.

눈으로 보는 것 이상의 의미와 역사를 품은 빛, 진주남강유등축제. 단순한 사진 한 장으로는 결코 담을 수 없는 그 벅찬 감동을 올가을 진주에서 직접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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