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해바라기가 만개했다고요?”… 1만 5천 평 전부 꽃으로 덮인 무료 가을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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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산외면 해바라기 꽃단지
코스모스와 어우러진 가을의 축제

밀양 해바라기 꽃단지
밀양 해바라기 꽃단지 / 사진=밀양 공식블로그 박은희

가을의 대명사가 억새나 단풍이라고 생각했다면, 이번 주말 밀양으로 떠나야 할 이유가 생겼다. 여름의 상징인 해바라기가 10월 하순의 서늘한 바람 속에 황금빛 물결을 이루는 보기 드문 풍경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흐드러진 코스모스와 붉은 백일홍이 그 곁을 지키고 서 있다.

계절의 경계가 모호해진 듯한 이 독특한 생태 팔레트는 단순한 꽃밭이 아니다. 한때 방치되었던 하천 부지가 지역 주민들의 손길로 되살아난 ‘작은 기적’의 현장이다. 오는 10월 25일(토) 공식 축제를 앞두고 절정으로 치닫는 밀양 산외면 해바라기 꽃단지의 숨겨진 이야기와 실속 있는 방문 팁을 심층 취재했다.

“버려진 하천 부지, 1만 5천 평 꽃담으로 피어나다”

밀양 해바라기 꽃단지 황화코스모스
밀양 해바라기 꽃단지 황화코스모스 / 사진=밀양 공식블로그 이유진

밀양 산외면 해바라기 꽃단지경상남도 밀양시 산외면 남기리 835 일원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밀양강 정비 사업 이후 별다른 쓰임 없이 방치되었던 하천 부지였다.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18년, 산외면 주민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작은성장 동력사업’의 일환으로 꽃씨를 뿌리면서부터다.

지역 공동체가 스스로 일군 이 공간은 해마다 입소문을 타며 성장했고, 이제는 ‘밀양 산외꽃담뜰’이라는 정식 명칭까지 얻었다. 약 1만 5천 평(약 3만㎡)에 달하는 드넓은 부지는 주민들의 땀방울이 빚어낸 결실이자, 밀양의 새로운 가을철 대표 관광 자원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과거 한 관계자(황원철 당시 산외면장)가 “면민과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아름답고 찾고 싶은 추억의 장소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던 포부가, 2025년 가을, 만개한 꽃들로 현실이 된 셈이다. 이 모든 공간을 즐기는 데 필요한 비용은 입장료와 주차비 모두 ‘무료’다.

10월의 해바라기, 전략적 ‘틈새’가 만든 절경

밀양 산외면 해바라기 꽃단지
밀양 산외면 해바라기 꽃단지 / 사진=밀양 공식블로그 이유진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가을 해바라기’다. 방문객들은 “어떻게 10월 말에 해바라기가 만개할 수 있느냐”며 놀라움을 표하지만, 이는 치밀하게 계획된 결과다.

산외면은 일조량이 풍부한 지역 특성을 살리되, 타지역의 여름 해바라기 축제와 시기를 의도적으로 비껴가기 위해 ‘늦심기 품종’을 도입했다.

주차장 인근의 핵심 구역을 중심으로 개화율은 약 80~90%에 달해 이번 주말 축제 기간에 완벽한 절정을 이룰 것으로 관측된다. 꽃의 크기가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수만 송이가 밀집해 만들어내는 노란색의 장관은 방문객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하다.

코스모스와 백일홍이 가세한 ‘삼색 파노라마’

밀양 해바라기 꽃단지 코스모스
밀양 해바라기 꽃단지 코스모스 / 사진=밀양 공식블로그 이유진

밀양 산외면 해바라기 꽃단지의 진가는 해바라기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시시각각 풍경의 색이 바뀐다.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이하는 것은 주황빛의 황화코스모스다. 일부 구역은 만개를 지나 꽃잎이 지고 있지만, 여전히 강렬한 색감으로 가을의 시작을 알린다. 이어서 해바라기 군락의 강렬한 노란색이 펼쳐지고, 그 끝은 분홍빛 핑크코스모스와 선명한 붉은색의 백일홍이 장식한다.

특히 기회송림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는 넓은 핑크코스모스밭과 100% 만개한 백일홍 군락이 함께 조성되어 있다. 황화코스모스(주황) – 해바라기(노랑) – 핑크코스모스(분홍) – 백일홍(빨강)으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은 다른 어떤 꽃 축제에서도 쉽게 만나보기 힘든 이곳만의 독점적인 시각적 자산이다.

25일 축제, 즐길 거리와 압도적인 ‘접근성’

꽃담뜰 해바라기 축제
꽃담뜰 해바라기 축제 / 사진=밀양

꽃단지의 매력은 오는 10월 25일(토) 오전 11시부터 시작되는 공식 축제에서 정점을 찍을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주민 노래자랑을 비롯해 다양한 만들기 체험 부스가 마련된다.

무엇보다 꽃단지 전 구간이 휠체어나 유모차도 쉽게 다닐 수 있는 평탄한 길로 조성되어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도 부담 없이 가을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곳곳에 설치된 벤치는 밀양강의 잔잔한 물결과 억새를 바라보며 잠시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이다.

보통 해바라기는 여름에, 코스모스는 가을에 핀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밀양 산외면 해바라기 꽃단지는 그 상식을 유쾌하게 깨뜨리며 10월의 끝자락에 가장 빛나는 풍경을 선사한다.

방치됐던 강변을 주민들의 의지로 가꿔낸 ‘산외꽃담뜰’의 서사, 그리고 늦가을 해바라기라는 독창적인 기획이 어우러진 이곳은 단순한 포토 스팟을 넘어선다. 가을 햇살 아래 노랗게 부서지는 해바라기와 분홍빛 코스모스의 조화를 두 눈에 담고 싶다면, 이번 주말 밀양행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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