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15일 열리는 야경·공연·야시장
오감 만족 문화 체험

낮보다 더 매력적인 밤이 있다. 그것도 문화유산의 숨결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도시에서라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오는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2025 수원 국가유산 야행(夜行)’은 바로 그런 밤을 선사한다.

수원화성의 야경을 중심으로 용연과 수원천, 행궁동과 연무동까지 이어지는 이 행사는 ‘8야(夜)’라는 독창적인 테마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심 속 시간 여행을 펼쳐낸다. 밤이 되면 오히려 생기를 띠는 수원의 여름 밤, 그 특별한 축제의 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문화유산 야행, 8야(夜)

‘야경(夜景)’이라는 이름 아래,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비롯해 화성행궁, 수원화성박물관, 시립미술관 등 주요 문화시설이 밤늦게까지 개방된다.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속에서 조명으로 수놓아진 성곽은, 한 폭의 야경화처럼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야로(夜路)’ 프로그램에서는 수원화성의 밤길을 따라 걸으며 플로깅을 즐기는 ‘쓰담쓰담 수원화성’, 해설사와 함께 야경을 감상하는 ‘사뿐사뿐 수원화성’ 같은 체험이 마련돼 있어, 의미 있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직접 걷고 느끼며 참여하는 이 프로그램은 수원만의 방식으로 문화유산을 새롭게 향유하는 방법이다.

‘야사(夜史)’는 단연 이 축제의 백미다. 행궁동 주민들이 직접 마을의 역사를 연극으로 풀어낸 ‘역사 이야기, 수원 풍각쟁이’, 거리에서 펼쳐지는 극 형태의 퍼포먼스 ‘출동! 장용영’ 등은 관객을 과거로 초대한다. 여기에 용연 일대에서 펼쳐지는 ‘밤빛 문화관광 해설사 투어’는 고요한 밤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준다.

‘야화(夜畵)’와 ‘야설(夜說)’ 섹션도 빠질 수 없다. 수원천과 용연 주변에 전시된 불빛 전시, 추억의 사진관 체험 ‘찰칵찰칵 찍사’, 그리고 수원 과거와 통화하는 콘셉트의 전시까지 이 모든 것이 도심 한복판에서 밤의 정취를 극대화한다.

전통춤 공연부터 클래식 음악회, 젊은 예술가들의 야간 버스킹까지 펼쳐지는 다양한 공연은 그야말로 ‘밤에 더 살아나는 문화예술’을 느낄 수 있는 기회다. 방화수류정을 배경으로 한 음악회 ‘밤빛용연, 소리꽃이 피다’는 수원의 밤을 가장 아름답게 기억하게 만들 무대다.

수원의 밤은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다. 오감을 자극하는 즐거움이 더해진다. ‘야시(夜市)’ 프로그램은 용연 일대에서 열리는 ‘사통팔달 밤빛 장터’와 ‘예술 장돌뱅이’, 그리고 지역 상인회가 참여하는 ‘밤빛마켓 밤빛공방’으로 구성돼 있다.

전통 공예 체험, 지역 작가들의 핸드메이드 제품, 수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길거리 음식 등을 경험할 수 있다. 관광객과 지역 주민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이 공간은, 수원의 따뜻한 정서를 느끼기에 제격이다.

‘야식(夜食)’ 역시 이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이라이트다. 전통문화관에서 열리는 ‘밤빛 담은 궁중 다과’에서는 정갈한 조선식 다과를 맛볼 수 있고, 임금의 술상을 재현한 ‘성하 야식’에서는 직접 술을 빚고 전통 안주를 만들어보는 체험도 진행된다.

조선시대 디저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달달달’ 프로그램은 남녀노소 누구나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 축제 기간 동안 지역 카페와 식당들도 오후 10시까지 운영되므로, 늦은 밤까지도 풍성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수원의 밤을 온전히 경험하고 싶다면, ‘야숙(夜宿)’ 프로그램에 주목하자. 수원사에서 진행되는 도심 속 템플스테이는 다도, 명상, 발우공양 체험을 통해 일상의 번잡함을 내려놓는 시간을 선물한다.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을 넘어, 마음을 정리하고 문화유산과 함께 숨을 고르는 특별한 하루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