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금당야행
국가민속문화재 금당실전통마을에서 펼쳐지는 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 잠시 시간을 거슬러 고요한 평화를 누릴 수 있다면 어떨까. 수백 년 된 고택의 그림자가 은은한 달빛 아래 길게 늘어서고, 고즈넉한 돌담길 사이로 흥겨운 우리가락이 울려 퍼지는 곳이 있다.
많은 이들이 가을밤의 낭만을 찾아 축제 현장을 헤매지만, 이곳이 선사하는 경험은 조금 더 특별한 깊이를 품고 있다.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을 넘어, 난세를 피해 몸을 숨겼던 옛사람들의 안식처에서 하룻밤의 위안을 얻는 특별한 시간, 예천 금당야행이 그 무대다.
예천 금당야행
“고택과 송림, 전통문화 어우러진 가을밤 축제”

조선 시대 예언서 ‘정감록’이 꼽은 열 곳의 피난처, 즉 십승지 중 하나로 알려진 금당실전통마을은 경상북도 예천군 용문면 금당실길 118-32 일원에 자리 잡고 있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이 “조선 태조가 도읍지로 고려했을 만큼 빼어난 경관과 지세”라고 설명할 정도로, 이곳은 예로부터 천혜의 명당으로 이름난 곳이다.
바로 이 역사적 공간 전체가 오는 2025년 9월 19일(금)부터 20일(토)까지 이틀간, 환상적인 야간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다.
별도의 입장료 없이 누구나 무료로 참여 가능하며,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천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과거의 유산이 오늘날의 즐거움으로 이어지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마을의 역사적 가치를 살린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예천 금당야행의 백미는 단연 참여형 프로그램에 있다. 그중에서도 ‘가택신(家宅神) 스탬프 투어’는 놓쳐선 안 될 핵심 콘텐츠다.
관람객들은 마을 곳곳을 누비며 성주신, 조왕신 등 집안의 안녕과 복을 지켜주던 각기 다른 가택신 캐릭터를 만나 도장을 모으게 된다. 이는 단순한 미션을 넘어, 우리 전통 신앙을 재미있게 배우고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 있는 체험으로 다가온다.

금곡서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통혼례 재현’은 수백 년 역사의 고택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고풍스러운 한복을 입고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전통 한복 체험’과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는 ‘별 보기 체험’ 또한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소나무 숲과 고택의 야경 속에서 울려 퍼지는 ‘금당 콘서트’는 가을밤의 정취를 한껏 고조시킨다. 9월 19일에는 마술쇼와 트로트 가수 홍서현, 장대호가, 20일에는 버블쇼와 팝페라, 트로트 가수 용호, 양연희 등이 무대에 올라 흥을 돋울 예정이다.
금당주막의 넉넉한 인심과 편리한 주차까지

축제의 즐거움에서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행사장에는 국수와 전 등 푸짐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금당주막’과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는 ‘금당장터’가 열려 눈과 입을 모두 즐겁게 한다.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한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행사장 인근의 용문중학교 운동장(경북 예천군 용문면 상금시장길 45-2)이 임시 주차장으로 운영되어, 대형 차량도 수용 가능할 만큼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전쟁과 재난을 피하던 평화의 땅, 금당실전통마을. 이곳에서 열리는 예천 금당야행은 화려한 조명과 시끄러운 음악만 가득한 여느 축제와는 다른 결의 감동을 준다.
국가가 지정한 문화유산(국가민속문화재 제137호)의 고즈넉한 밤길을 걸으며, 과거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현재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시간. 올가을,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진정한 쉼과 위로를 얻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예천으로 향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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