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6천평이 전부 붉게 물들었어요”… 입장료 없이 즐기는 가을 메밀꽃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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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동강 붉은메밀꽃축제
주민이 피워낸 1만6천평의 기적

영월 홍메밀축제
영월 홍메밀축제 / 사진=영월 공식블로그

모든 위대한 서사는 아주 작은 시작에서 비롯된다. 동강의 푸른 물결을 배경으로 핏빛처럼 타오르는 거대한 붉은 융단. 이 경이로운 풍경 역시, 몇 해 전 영월군 삼옥2리 먹골마을 주민들이 강변에 무심코 심었던 붉은 메밀 씨앗 몇 톨에서 시작됐다.

그 작은 생명력은 이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기적이 되어, 상업적인 축제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진한 감동과 이야기로 우리를 초대한다. 보는 즐거움을 넘어, 마을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에 직접 참여하는 특별한 가을 여행이 바로 이곳에서 펼쳐진다.

“축구장 7개 넓이, 발 딛는 곳마다 붉은 파도”

영월 홍메밀축제 안개낀 모습
영월 홍메밀축제 안개낀 모습 / 사진=영월 공식블로그

제6회 영월 동강 붉은메밀꽃 축제가 열리는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영월읍 동강로 596-1 일원은 그야말로 압도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2025년 10월 1일부터 19일까지 펼쳐지는 이 축제의 주 무대는 무려 16,000평(약 53,000m2)에 달하는 붉은 메밀꽃밭이다.

이는 국제 규격 축구장 7개를 합친 것보다도 넓은 면적으로, 끝없이 펼쳐진 붉은 물결은 비현실적이면서도 몽환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거대한 꽃밭이 전문 조경업체가 아닌, 마을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가꿔낸 자생적 정원이라는 사실이다. 영월문화관광재단은 이 놀라운 성공 스토리를 더욱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더해 지금의 축제로 발전시켰다.

눈, 입, 손이 모두 즐거운 진짜 ‘오감만족’ 체험

영월 홍메밀
영월 홍메밀 / 사진=영월 공식블로그

이 축제의 진정한 매력은 단순히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먹거리 장터는 축제의 심장과도 같다.

외주 업체가 만드는 획일적인 음식이 아닌, 이 땅에서 난 재료로 만든 구수한 메밀국수, 쫀득한 감자떡, 깊은 맛의 곤드레 육개장과 영월 막걸리 한 사발은 꽃밭을 일군 주민들의 따뜻한 인심과 이야기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영월 홍메밀축제 홍메밀
영월 홍메밀축제 홍메밀 / 사진=영월 공식블로그

역동적인 체험을 원한다면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진다. ATV 동강바이크를 타고 붉은 꽃밭 사이를 가로지르거나, 패들보트 위에서 강물에 비친 가을 하늘과 꽃을 동시에 감상하는 것은 오직 이곳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경험이다.

래프팅과 서바이벌 게임 등 스릴 넘치는 유료 체험에 참여하면, 먹거리 장터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5,000원 할인 쿠폰이 제공되어 합리적인 소비까지 가능하다. 또한, 동강 변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물수제비를 뜨고 모래성을 쌓는 무료 체험도 상시 운영되어 온 가족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지갑은 가볍게, 추억은 무겁게 채우는 여행

영월 홍메밀축제 황화코스모스
영월 홍메밀축제 황화코스모스 / 사진=영월 공식블로그

이 모든 경험을 누리는 데 필요한 비용 부담은 거의 없다. 축제는 입장료와 주차료를 모두 무료로 운영하여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영월 시내에서 7번 버스를 타면 ‘목골앞’ 정류장에 바로 도착할 수 있어 뚜벅이 여행자에게도 편리하다.

심지어 반려동물과의 동반 입장도 환영하며, 미처 배변 봉투를 챙기지 못한 방문객을 위해 현장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세심한 배려까지 돋보인다. 축제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영월 동강 붉은메밀꽃 축제는 단순한 가을꽃 축제가 아니다. 씨앗 한 톨이 만들어낸 16,000평의 기적, 그리고 그 결실을 방문객과 함께 나누려는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어우러진 살아있는 이야기의 현장이다.

축제는 오는 10월 19일에 막을 내리므로, 이 기적 같은 풍경을 눈에 담기 위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가을, 잊지 못할 인생 사진과 함께 마음까지 붉게 물드는 깊은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발걸음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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