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전이 여기에 쓰였다고?”…로마 트레비 분수 속 동전의 놀라운 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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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트레비 분수 속 동전의 놀라운 행방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트레비 분수와 동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로마에서 가장 유명한 곳 중 한 곳인 트레비 분수는 바로크 양식으로 만들어진, 로마에서 가장 큰 분수입니다.

트레비 분수의 동전 던지기는 매우 유명한 전통으로 오른손에 동전을 꼭 쥔 채 왼쪽 어깨 너머로 던지면 좋은 일이 찾아온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어떤 지역에서는 1개를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오게 되고, 2개를 던지면 사랑하는 연인과 다시 올 수 있다는 내용으로 전해지기도 합니다. 이 낭만적인 전설 때문에 로마 여행을 온 수많은 여행객은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동전들은 하나하나를 보면 얼마 되지 않지만 오랜 시간 쌓이다 보니 놀라운 금액이 모였는데요. 우리를 놀라게 이 동전들은 다 어디로 가게 될까요? 분수대 속 동전의 근황에 관해 낱낱이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트레비 분수와 동전

영화 달콤한 인생 속 분수, 잔 로렌초 베르니니 초상화 / 사진=anticosoleitaly, walksofitaly
영화 달콤한 인생 속 분수, 잔 로렌초 베르니니 초상화 / 사진=anticosoleitaly, walksofitaly

트레비 분수는 로마의 휴일과 같은 명작 영화에도 여러 번 출연하며 로마에서 꼭 가봐야 할 랜드마크가 되기도 하였죠. 본래 트레비 분수가 자리한 곳은 옛 로마 시대에 시민들에게 물을 공급해 주던 수로가 끝나는 장소였습니다.

400년간 시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선물하는 임무를 수행한 것이죠. 이후 1629년 당시 교황 우르반 8세가 새로운 분수를 짓기로 결심해 17세기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던 이탈리아 예술계의 거장 잔 로렌초 베르니니에게 디자인을 맡겼습니다.

그러나 설계가 모두 완료되기 전 교황 우르반 8세가 서거했고 분수의 건축은 중단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베르니니의 손길은 트레비 분수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바로크 시대에 들어서며 당시 교황 클레멘스 12세가 다시 분수를 짓기로 해 1732년 착공되었습니다. 수십 년이 지난 1762년이 되어서야 완공되었고 당시 교황 클레멘스 13세에 의해 군중들에게 개방된 것입니다.

트레비 분수 동전 수거 / 사진=travelstatsman
트레비 분수 동전 수거 / 사진=travelstatsman

글로벌시대가 열리면서 자체로도 아름다운 예술품인 트레비 분수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수많은 여행객이 찾아왔고 전설에 따라 동전을 던지려 했지만, 어떤 때에는 여행객이 너무 몰려 동전을 던지기 어려울 정도라고 하는데요.

특히 수북이 쌓인 동전으로 인해 분수의 바닥을 보는 것도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매일 아침 로마시에서 진공 흡입기와 밀대를 이용해 동전을 수거해 갑니다.

하루마다 약 3,000유로(약 380만원)의 동전이 쌓였고 결국 작년 약 140만 유로(약 17억 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합니다. 이 놀라운 금액은 트레비 분수가 개보수 작업에 들어가기 전인 2013년에 비해서 10만 유로 이상 늘어난 액수입니다.

트레비 분수는 2014년 상반기부터 17개월 동안 이탈리아 명품 업체인 펜디의 후원을 받고 개보수 작업을 거쳐서 2015년 11월 재개장한 바 있습니다.

 

수거된 동전의 행방은 어디로?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 / 사진=caritas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 / 사진=caritas

분수에 가득 쌓인 동전은 수거가 되면 2001년부터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에 줄곧 기부되어 왔습니다. 무료로 식료품을 나눠주고 노숙자를 위한 난민 쉼터와 급식소를 운영하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에는 재정난에 처한 로마가 도시 내 낡은 시설을 재건한다는 명목으로 트레비 분수 동전의 소유권을 주장했지만, 시민들의 반발이 커 무산이 된 일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로마시 시장이 직접 가톨릭교회에 트레비 분수 동전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갈등을 빚었지만, 앞선 사례와 마찬가지로 무산됐으며,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에 계속 기부하기로 결정됐습니다.

 

트레비 분수 동전 가져가면 어떻게 될까?

동전 가져가는 사람, 로마 경찰/ 사진=artincontext, telegraph
동전 가져가는 사람, 로마 경찰/ 사진=artincontext, telegraph

물속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엄청난 양의 동전에 혹해 훔치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지난 2002년 트레비 분수의 동전을 무려 한 달 동안 몰래 주워가 1만 2,000유로(약 1500만원)를 훔친 노숙자가 붙잡혀 처벌됐었습니다.

또한 지난 2005년에는 청소 용역 업체 직원 4명이 11만 유로(약 1억 2,800만 원)를 훔쳐 결국 로마 경찰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이 여러 건 쌓이자, 트레비 분수 청소는 경찰의 감시하에 진행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2003년 가난한 40대 여성이 낚싯대로 트레비 분수의 동전을 건지려다 절도죄로 기소됐다가 무죄 판결을 받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판례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한국에도 트레비 분수가?
"팔석담 소망석"

팔석담 소망석 전경 / 사진=내 친구 서울?
팔석담 소망석 전경 / 사진=내 친구 서울 

놀랍게도 한국에도 ‘서울의 트레비 분수’라 불리는 장소가 있었는데요. 바로 청계천 팔석담 “소망석”입니다.

조선팔도를 대표하는 석재를 사용해 만든 연못이라는 뜻을 가진 팔석담에 2005년 행운의 동전 던지기 공간을 마련했고, 이후 2008년 로마의 트레비 분수를 모티브로 한 소망석을 추가로 만들었습니다.

매년 수많은 여행객이 찾아오며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다 보니 1년에 5,200만  모였고 현재까지 모인 동전이 4억이라고 합니다.

서울시는 소망석에 모인 동전들을 서울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인도네시아 지진 피해 돕기 성금으로 전달하며 불우이웃 돕기의 상징으로 떠올랐습니다.

2005년 행운의 동전 던지기 공간이 마련된 이후 2018년까지 모인 동전은 국내 동전 3억 9,663만 4,000원에 달하고 외국 동전은 35만 4,338개로 집계되었습니다.

 

외국 동전은 어떻게 쓰일까?

외국 동전, 어린이 식수 사업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니세프
외국 동전, 어린이 식수 사업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니세프

국내 동전의 경우 장학 재단에 기부하거나 성금 기탁이 가능하지만, 외국 동전은 환전이 어렵기 때문에 활용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게다가 매년 수거되는 외국 동전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환전이 불가능한 동전의 경우 유니세프에 기부한다고 합니다.

지난 2019년 청계천을 방문한 국내외 여행객들이 팔석담 소망석에 던진 행운을 이루어 주는 동전은 한화로 1,800만  모였고, 서울시민 이름으로 외국 동전 1만 9,000개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기부했습니다. 이 기금은 지구촌 어린이 식수 지원 사업에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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