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 인종차별적이다”… ‘한국 입국 금지’ 태국인들 분노에 정부까지 나선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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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한 태국인의 분노로 태국 정부까지 나선 사연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태국인 한국 입국 거부에 분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shadedcommunity
태국인 한국 입국 거부에 분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shadedcommunity

‘이것’이  태국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 트렌드 1위를 차지하자 한국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화제가 된 해시태그는 '한국 출입국관리사무소’와 ‘한국 여행 금지’인데요. 태국에서 이 해시태그가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한국 여행을 온 태국 여행객들이 입국심사 과정에서 삼엄한 인터뷰를 통과하지 못해 그대로 자국으로 돌아간 태국인들의 사례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1. 태국 총리까지 나서게 한 태국인들의 분노

분노하는 사람, 블랙핑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ize

지난 31일 태국 언론 매체 더타이거는 한국 입국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태국인들이 늘어나자 분노한 태국인들이 한국 정부가 태국인들을 차별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 여행 금지 조치를 취할 것을 원한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태국에 부는 한류 열풍은 오래된 것으로 최근까지도 한국 영화, 드라마, K팝 등 한국 여행을 꿈꾸는 태국인들이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한국과 태국은 현재 비자면제협정이 체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에 관광 목적으로 방문하는 태국인은 무비자로 90일까지 체류가 가능합니다.

공항 입국심사대, 태국인 불법체류자 / 사진=shadedcommunity, 뉴시스
공항 입국심사대, 태국인 불법체류자 / 사진=shadedcommunity, 뉴시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입국심사대 문턱을 넘지 못하고 강제 귀국하는 태국인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유는 한국의 태국인 불법 체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태국 매체 한국 입국 거부 관련 기사 / 사진=유튜브 YTN

태국 유력 일간지 더 네이션은 ‘사랑에서 미움으로, 태국인이 한국에 등을 돌린 이유’ 제목의 기사에서 “불법 입국자들로 인해 한국 여행을 가는 태국인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더욱 악화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Phi Noi(태국어/작은 유령)라고 불리는 태국 불법 노동자들이 한국 당국의 감시망을 피해 숨어 있는데 그 수가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로 인해 합법적인 태국 관광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입국하기 어려운 나라”라고 평가하며 날카롭게 지적했습니다.

 

2. 반한감정 확산하는 태국

태국 한국 입국 거부 관련 게시물 / 사진=유튜브 YTN

한국 여행을 계획하고 입국했던 한 태국 여성은 “수많은 서류를 제시해 신뢰성을 보여도 입국 절차에서 거절당해 결국 발길을 돌렸다”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앞서 한국 여행을 여러 번 온 그녀는 “입국 심사대의 질문을 잘 알기 때문에 여행에 관한 모든 자료를 준비했지만, 내 월급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을 들고 왔다는 이유로 입국을 거절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태국 여성은 이번 한국 여행을 위해 5년간 꾸준히 돈을 모았다며 분노했습니다. 한국당국이 그녀의 월급보다 더 많은 여행비를 보고 한국에 불법체류 하기 위해 혹은 체류하기 위해 국내 브로커에게 줄 돈으로 오해를 받은 것입니다.

또한 조회수가 100만이 넘는 태국인 게시글에는 “한국은 K-POP도 있고 정말 번영하는 곳이지만 국민들의 생각은 뒤처져 있다. 한국 사람들은 태국 사람들에 대해 인종차별적이다”라는 지적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한국 입국 심사 거절 사례 / 사진=유튜브 JTBC

한국 입국심사 거절을 당한 또 다른 태국인은 앞서 한국을 4차례 여행 온 기록을 본 입국 심사원에게 “왜 다른 나라를 방문하지 않느냐”는 질의를 받았다고 밝히며 “마치 내가 범죄자인 양 끊임없이 심문받았다”고 분개했습니다.

태국의 대학교수도 “20여 개국을 여행했지만, 한국에서는 입국을 거부당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그 외 SNS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고백하는 태국인들이 급속도로 증가했습니다.

태국 세타 타위신 총리 입장 / 사진=유튜브 JTBC

한국의 강화된 입국심사에 대한 태국인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자 결국 태국 총리까지 나섰는데요.

31일 태국 총리 세타 타위신은 국무회의를 마치고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추방되고 있는 태국 국민 문제를 정부가 조사할 것. 이 문제를 짜끄라퐁 생마니 외교부 차관과 논의하겠다. 이 문제를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3. 국내 네티즌 사이에서도 갈리는 찬반

태국 방한 관광객 차트 / 사진=유튜브 MBC

한국관광공사에 의하면 지난 3월 방한 태국인은 4만 3,084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3월과 비교했을 때 81.1%까지 회복됐습니다. 하지만 7월~8월에는 회복률이 50%대까지 하락했습니다.

이를 접한 국내 네티즌은 “불법체류자들 때문에 초래된 일이다”, “순전히 관광하러 오는 태국인들에게는 안타깝지만, 불법체류자가 많은 국가에 입국심사를 강화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는 의견과 “너무 과하게 입국을 거부하면 관광산업에 찬물을 끼얹는 거나 다름없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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