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만 인파 몰린 해수욕장에 ‘이것’의 습격”… 여름철 특히 조심해야 할 사고 대처법

입력

해수욕장 일대 해파리 습격

바다에 나타난 해파리
바다에 나타난 해파리 / 사진=건강보험심사평가원

뜨거운 태양 아래 시원한 파도 소리가 유혹하는 여름 휴가철의 절정. 수많은 피서객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더위를 식히는 해변에서 즐거움은 때로 예기치 못한 고통으로 돌변한다.

갑작스럽게 살을 에는 듯한 통증과 함께 피어오르는 붉은 발진, 바로 여름 바다의 불청객 해파리의 소행이다. 특히 올여름 부산 지역 해수욕장에서는 유독 해파리 쏘임 사고가 폭증했는데, 그 배경에는 많은 이들이 알지 못했던 결정적인 차이 하나가 숨어 있었다.

지난 주말에만 84만 인파, 예견된 안전 격차

해운대해수욕장 전경
해운대해수욕장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국내 대표 피서지인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해운대해수욕장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송정동의 송정해수욕장이 올여름 해파리의 집중 공격에 신음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주말(7월 26~27일 추정)에만 84만 명이 넘는 인파가 부산의 7개 해수욕장을 찾은 가운데, 해파리 쏘임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올여름 누적(7월 27일 기준) 쏘임 사고는 총 69건으로, 이 중 송정해수욕장이 32건으로 가장 많았고 송도해수욕장이 21건, 해운대해수욕장이 14건으로 뒤를 이었다.

부산 송정해수욕장
부산 송정해수욕장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사고 건수의 극명한 차이는 바로 ‘해파리 차단망’ 설치 여부에서 비롯됐다.

매년 차단망을 설치해왔던 해운대해수욕장은 올해 어민 등 이해관계자와의 조율 문제로 설치가 불발됐다. 그 결과 14건의 쏘임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가장 잦았던 송정(32건)과 송도(21건) 역시 차단망 없이 퇴치 선박에만 의존하고 있다.

반면, 꼼꼼하게 차단망을 설치한 광안리해수욕장의 상황은 완전히 달랐다. 주말 동안 11만 명의 인파가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해파리 쏘임 사고는 단 1건에 그쳤다. 물리적인 안전장치 하나가 시민의 안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지켜낼 수 있는지 명백하게 증명된 셈이다.

정부도 ‘경계’ 경보 발령, 지금 바다는 ‘해파리 주의보’

해파리
해파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개별 해수욕장의 문제를 넘어 한반도 연안 전체가 해파리로 긴장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7월 28일부로 남해와 동해 일부 해역에 해파리 대량 발생 위기 경보를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이는 전체 4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 중 3번째에 해당하는 높은 수준의 경보다. 국내 연안에는 강한 독성을 지닌 노무라입깃해파리를 비롯해 보름달물해파리, 작은상자해파리 등 다양한 독성 해파리가 출현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해파리의 촉수에는 ‘자포’라는 수천 개의 미세한 독침 세포가 존재한다. 이 촉수가 피부에 닿으면 자포가 터지면서 독이 주입되어 타는 듯한 통증과 붉은 발진, 가려움증 등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 구토, 호흡곤란, 의식불명 등 전신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찬물 세척은 금물, 전문가가 알려주는 응급처치 골든타임

해파리 쏘임 증상
해파리 쏘임 증상 / 사진=건강보험심사평가원

만약 해파리에 쏘였다면 당황하지 말고 즉각적인 응급처치에 나서야 한다. 이때 잘못된 상식은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경북대병원 응급의학과 류현욱 교수가 제언하는 올바른 응급처치 단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즉시 물 밖으로 나오기. 추가적인 쏘임을 막기 위해 안전한 장소로 신속히 이동한다.

둘째, 남아있는 촉수 제거. 절대 맨손으로 만지지 말고, 장갑을 낀 후 신용카드나 조개껍데기 등으로 쏘인 부위를 한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긁어내 피부에 박힌 자포를 제거한다.

셋째, 바닷물로 세척. 수돗물이나 생수, 알코올, 식초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삼투압 차이로 인해 오히려 남아있는 자포를 자극해 독액 분비를 촉진할 수 있다. 반드시 미지근한 바닷물이나 생리식염수로 10분 이상 충분히 씻어낸다.

응급처치
응급처치 / 사진=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세척 후에는 45도 내외의 온수에 20분 이상 담가 독의 활성화를 막고 통증을 줄인다. 어지럼증, 호흡 곤란, 구토 등 전신 반응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올여름 해변을 찾는다면, 내가 방문할 해수욕장의 안전장치 현황을 미리 확인하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정확한 응급처치법을 숙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에 대비하는 것, 그것이 즐겁고 안전한 여름 휴가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