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찾은 관광지

“일본인 관광객은 대부분 서울을 찾는다”는 고정관념이 깨졌다. 최근 공개된 ‘2024 부산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찾은 국내 여행지는 부산이었다.
예상 밖의 선택이지만 그 속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평균 4.6일의 체류 기간 동안 일본인 관광객들은 도심과 바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부산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고 돌아간다.
도쿄나 후쿠오카에서 단 1시간이면 도착하는 지리적 접근성, 한국만의 활기찬 시장 문화, 그리고 눈부신 야경까지. 일본 여행객이 서울보다 부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지금부터 하나씩 짚어보자.

부산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들른 곳 중 하나가 용두산공원이다. ‘용이 머무는 산’이라는 이름처럼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내는 이곳은 부산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도심 속 오아시스다.
야외 공연장과 용 조형물, 아름다운 분수와 함께 부산의 도심 풍경과 바다 야경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이곳은 도심에서 힐링을 원하는 일본인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부산 타워는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 랜드마크다. 1973년에 개관한 이 전망대는 120m 높이에서 부산항과 영도, 광안대교, 자갈치시장 등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다.
미디어아트로 꾸며진 전망대 내부는 단순한 풍경 감상을 넘어 예술적 감각을 자극하는 체험 공간으로도 매력적이다. 엘리베이터로 단 1분 만에 정상에 오를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부산의 전경을 즐길 수 있다.

자연을 더 가까이에서 더 짜릿하게 경험하고 싶다면 송도해상케이블카가 제격이다. 부산 서구 송도해변로에 위치한 이곳은 대한민국 최초의 해상케이블카로 그 자체로도 부산 관광의 대표 아이콘이 됐다.
송도해수욕장, 암남공원, 남항대교 등 눈부신 해안 절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으며 특히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은 이색적인 체험을 선사한다.
유리 아래로 펼쳐지는 에메랄드빛 바다는 일본 관광객에게 익숙하면서도 전혀 다른 감동을 전해준다.

편도 8~10분의 탑승 시간 동안 감상하는 부산의 바다는 스카이라인과 어우러져 마치 공중 산책을 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성인 2만 원, 어린이 1만 5000원의 가격으로 이 정도 감동을 살 수 있다면, 오히려 가성비 좋은 명소라 할 수 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일본 관광객의 체류 기간과 소비 규모가 모두 가장 짧았다는 점이다.
평균 4.6일 머무르며 1인당 평균 632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중화권이나 유럽·미주 관광객에 비해 적은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평균 1.5회 이상 부산을 재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비율은 압도적으로 높다.
이번 조사 결과는 부산이 단순히 교통의 접근성이 좋은 도시를 넘어 체험형·도심형 관광지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걸 입증한다.

일본인 관광객들은 전통문화나 쇼핑보다 일상과 밀접한 자연 체험, 야경 감상, 여유로운 일정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부산은 이들의 니즈에 정확히 부합한다.
특히 시끌벅적한 서울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부산은 일본 관광객에게 “적당한 속도의 여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경향은 앞으로의 관광 트렌드 변화에도 시사점을 준다. 고소득 장기 체류형 여행보다 짧고 자주 찾는 도시 중심의 소소한 체험형 여행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산은 더 이상 국내 여행객만의 도시가 아니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보여준 부산에 대한 높은 재방문율과 만족도는 부산이 국제적인 관광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잘 보여준다.
짧은 시간,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도심 속에서 바다와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 여기에 사람들의 친절함까지 더해진 부산. 만약 당신이 “다음 여행지는 어디일까” 고민 중이라면 일본인 관광객들이 서울 대신 부산을 선택한 이유를 따라가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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