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안 거치고 바로 입국”… 4개월 만에 외국인 106만 명 몰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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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여행객 1490만 명 유치 목표

부산 여행 전경
부산 전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시선이 수도권에서 점점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단 4개월 만에 외국인 관광객 106만 명을 유치한 부산.

이는 통계 집계 이래 최단 기간 100만 명을 돌파한 기록으로, 글로벌 도시 부산의 위상을 다시금 입증했다.

과거 ‘서울-부산’ 루트가 일반적이었던 흐름은 이제 ‘부산 직항’으로 바뀌고 있으며, 크루즈 기항과 항공 인프라의 확장, 관광 콘텐츠의 다변화가 부산을 ‘단독 여행지’로 견인하고 있다.

에어부산
에어부산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5년 상반기 기준, 부산에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는 대만(18.1%), 이어 중국, 일본, 미국 순이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이 단연 1위였던 상황에서 대만의 부상은 괄목할 만한 변화다.

업계는 그 원인을 직항 노선의 증가에서 찾는다. 한국-대만 주간 항공 좌석 수는 전년 대비 47%나 증가했고, 이는 SNS 콘텐츠 확산을 통해 추가 수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대만인의 여행 방식이 ‘부산 단독 여행’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김해국제공항
김해국제공항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관광 패턴도 뚜렷하게 변화하고 있다.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뒤 서울을 거쳐 부산을 찾던 과거 루트에서 벗어나, 이제는 김해공항으로 직접 입국하는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1~4월 동안 공항 입국자는 전년 대비 33% 증가했고, 타지 경유 입국자와 공항 입국자 비율이 거의 비슷해졌다.

글로벌 개별자유여행(FIT) 트렌드가 수도권 집중에서 지역 중심 관광지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은 일본의 지방 도시처럼 한국 내 ‘제2의 여행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로얄캐리비안 오베이션호
로얄캐리비안 오베이션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육로뿐만 아니라 바닷길을 통한 부산 여행도 가파르게 증가 중이다. 2025년 1~4월 동안 부산에 기항한 크루즈는 68항차로, 전년 대비 무려 70%나 증가했다. 해상 입국자도 28% 늘며 부산항의 관광 허브화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부산항에 정착중인 크루즈
부산항에 도착한 크루즈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정부의 무비자 완화 정책이 있었다. 특히 중국발 크루즈 관광객에 대해 기존 ‘중국 여행사’에서 ‘중국 선사’가 모집한 단체까지 무비자를 확대해, 부산 유입 인원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부산이 단순한 해양도시를 넘어 글로벌 관광도시로 발돋움한 배경에는 전략적인 콘텐츠와 인프라 확장이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2024 부산국제영화제 / 사진=부산 공식블로그

미쉐린 가이드 발간을 통한 미식 관광 브랜드화, 부산국제영화제·불꽃축제 등의 대형 문화 이벤트, 그리고 중국 디지털 결제 인프라 도입은 부산을 ‘여행하기 편한 도시’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과제도 있다. 김해공항의 한계와 크루즈 승객 체류 시간 제약, 장거리 노선 부족은 부산 관광 확장에 있어 현실적인 장벽이다.

부산 관광중인 외국인
부산 여행중인 외국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에 부산시는 가덕도 신공항 개항을 해법으로 보고 있으며, 2035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149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한다.

지금의 부산은 그 자체로 하나의 목적지가 되고 있다. 세계 각지의 여행객들이 ‘서울이 아닌 부산’을 외치는 시대. 그 현장은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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