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1,500원에 섬 여행이라니”… 파격가에 관광객 44.8% 폭증한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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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i바다패스로 떠나는 섬 여행

인천 바다패스
인천 바다패스 / 사진=인천 공식 블로그 방민정

섬 여행이 더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1,500원’이면 인천에서 섬으로 떠날 수 있다는 말, 들어봤는가? 올해 인천시가 전격 도입한 ‘인천 i바다패스’ 정책은 바다를 일상 속 교통수단으로 바꾸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실제로 여객선 이용객 수가 눈에 띄게 늘며, 백령도 등 인천 섬 지역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이면에는 섬 주민들의 불편과 혼잡한 현장의 목소리도 있다. ‘저렴한 섬 여행’의 이면, 지금부터 그 속사정을 짚어보자.

바다패스가 만든 새로운 풍경

인천 여객터미널
인천 여객터미널 / 사진=인천 공식 블로그 방민정

올해 1~3월, 인천 연안여객선을 이용한 시민 수는 무려 8만6,849명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타 지역 이용객 역시 44.8%나 급증한 7,533명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이 수치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올해 초 시행된 ‘i바다패스’가 바로 그 배경이다.

인천 시민은 여객선을 시내버스 요금 수준인 1,500원에 탈 수 있고, 타 지역민도 70% 할인 혜택을 받는다. 전국에서 최초로 시행된 이 파격적인 정책은 섬을 찾는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고, 특히 주말과 연휴에는 배표 매진이 일상이 됐다.

표 구하기 전쟁

인천 여객터미널
인천 여객터미널 / 사진=인천 공식 블로그 방민정

하지만 이런 활기는 주민들에게는 다르게 다가온다. 백령도 주민 A씨는 “기상 악화로 배가 하루 결항이라도 되면, 그 다음날 표는 거의 예매가 끝난 상태”라며 “일정 잡기조차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병원 예약이나 관공서 방문처럼 섬을 벗어나야 할 일이 생겨도, 표가 있을지 없어 불안한 상태로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고려고속훼리 등 일부 선사는 주민 몫으로 매 항차 60석을 배정해두고, 출항 30분 전까지는 일반인에게 표를 팔지 않는 등 배려를 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 성수기인 5월에는 이마저도 빠르게 소진된다. 실제로 5월 24일, 25일 주말 백령도행 배편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되었고, 31일도 일반석은 이미 모두 사라졌다. 섬 주민들에게는 더 이상 ‘섬 밖으로 나가는 길’이 자유롭지 않다.

일상생활에서 불편 느끼는 섬 주민들

인천 백령도
인천 백령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관광객의 증가가 마냥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섬 주민들은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체감하고 있다. 단순히 배편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일부 섬 지역에서는 관광객 증가로 상수도 수요가 급증해 물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심지어 흙탕물이 나오는 사례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프라가 관광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병원·교육·생필품 등 생존과 직결된 문제를 안고 사는 섬 주민들에게, 관광객과의 공간 경쟁은 더욱 민감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인천 덕적도 풍경
인천 덕적도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천시와 옹진군은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주민 전용 매표 창구 운영, 온라인 예매 시스템 개선, 노쇼 및 예약 취소 분석 등 다양한 개선책이 논의 중이다.

실제로 군은 고려고속훼리와 협의해 군민 전용 창구를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천 백령도 풍경
인천 백령도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i바다패스’는 분명 인천 섬 여행의 장벽을 허물고, 지역 관광을 활성화시킨 성공적인 정책이다. 하지만 지금의 열풍이 오래 지속되려면, 관광객의 편의만큼이나 주민의 삶도 배려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바다를 건너는 그 1,500원의 의미가 모두에게 따뜻한 혜택으로 남으려면, 이제는 ‘여행 다음’을 고민할 시점이다. 인천의 섬은 지금,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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