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개통하는데 이름이 없다고?”… 기네스북에도 무명으로 등재된 세계 최대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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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제3연륙교
주민 반발로 인해 명칭 없이 개통

제3연륙교
제3연륙교 /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겨울 바다 위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1월, 인천 앞바다에는 4.68km에 달하는 거대한 교량이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영종도와 청라를 잇는 이 다리는 해발 184.2m 높이의 전망대를 품고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교량 자체의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 높이는 아파트 67층에 맞먹는 규모로, 전 세계 어떤 교량 전망대보다 높은 위치에 자리한다.

‘청라하늘대교’와 ‘인천국제공항대교’ 사이에서 갈등이 이어지는 동안, 세계 최고 높이 교량 전망대라는 타이틀만 먼저 세계 기록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이름 없는 다리가 만든 기록의 아이러니가 흥미롭다.

개통을 코앞에 둔 이 특별한 교량의 면모를 살펴봤다.

인천 제3연륙교

제3연륙교 위치도
제3연륙교 위치도 /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

제3연륙교는 인천광역시 중구 중산동과 서구 청라동을 연결하는 총길이 4.68km, 폭 30m의 왕복 6차로 해상 교량이다.

총사업비 7,709억 원이 투입된 이 교량은 기존 영종대교, 인천대교와 달리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를 함께 갖춰 여행객이 직접 걸으며 바다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는 자동차 전용으로 설계된 기존 연륙교들과 비교했을 때 여행 콘텐츠로서의 가치가 훨씬 높은 편이다.

특히 교량 주탑 내부에 설치된 전망대는 해발 184.2m 높이로, 미국 메인주 페놉스콧 내로스 교량의 128m 기록을 56m나 초과하며 세계 최고 높이 교량 전망대로 기네스 월드 레코드와 미국 세계기록위원회(WRC)에 이중 인증됐다.

이는 아파트 67층 높이에 해당하는 규모다. 게다가 165㎡ 면적의 통유리 관찰실에서는 최대 40명이 동시에 인천항과 서울 도심까지 조망할 수 있어, 교량을 넘어 하나의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청라하늘’ vs ‘인천공항’ 명칭 갈등

지난 제3연륙교 명칭 회의
지난 제3연륙교 명칭 회의 / 사진=인천시

인천시 지명위원회는 2025년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청라하늘대교’를 공식 명칭으로 의결했다. 하지만 중구와 영종도 주민들은 이에 반발하며 ‘인천국제공항대교’로 명명해야 한다고 국가지명위원회에 재심의를 청구한 상태다.

영종도 측은 인천국제공항이라는 국가 관문 시설과의 연결성을 강조하는 반면, 청라 지역 주민들은 교량 건설비의 상당 부분을 부담한 만큼 청라가 포함된 명칭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국가지명위원회의 재심의 일정이 불확실한 채 교량은 2026년 1월 5일 개통을 맞이하게 됐다. 이로 인해 기네스북에도 교량 명칭 없이 전망대만 등재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명칭 논쟁이 계속되는 동안, 이 다리는 ‘이름 없는 세계 기록 보유자’로 역사에 남게 된 셈이다. 한편 공식 명칭이 확정되는 시점은 여전히 미지수다.

체험형 교량의 매력

제3연륙교 노을
제3연륙교 노을 / 사진=포스코이앤씨

제3연륙교는 자동차 통행만 가능했던 기존 연륙교와 달리, 폭 3.5~4m의 자전거 전용로와 보행로를 갖췄다. 이 덕분에 자전거 동호인이나 걷기 여행을 선호하는 방문객도 편도 4.68km 구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특히 맑은 날 자전거로 교량을 횡단하면 탁 트인 서해 바다와 인천 도심의 스카이라인을 동시에 감상하기 좋다. 한편 교량 하부에는 271m 길이의 친수 데크길이 조성돼 가족 단위 방문객이 해상 산책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야간에는 동심원 패턴의 경관 조명이 점등되며, 해질 무렵부터 교량 전체가 은은한 빛으로 물든다. 특히 전망대 외곽에 마련된 ‘에지워크’는 개방형 공중 보행로로, 안전 철장이 설치돼 있지만 고소 공포를 자극하는 스릴을 제공한다.

이는 SNS 촬영 명소로도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15인승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는 과정 자체도 독특한 경험인 셈이다.

인천 시민 단계적 무료화

영종도 영종대교
영종도 영종대교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3연륙교의 소형차 통행료는 편도 기준 2,000원이며, 경차는 1,000원, 중형차는 3,400원, 대형차는 4,400원이다. 개통 시점부터 영종·청라·북도면 주민은 통행료가 전액 면제되고, 2026년 4월부터는 인천 시민 전체로 무료 대상이 확대된다. 이는 지역 주민의 이동권 보장과 함께 교통 편의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러한 무료화 정책은 영종과 청라 지역이 교량 건설비 6,200억 원을 부담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정부는 손실보상금 2,969억 원을 2039년까지 지급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게다가 교량에는 스마트톨링 시스템이 도입돼 차량이 정차 없이 고속 통과할 수 있어 여행객의 편의성이 높다. 제3연륙교는 24시간 개방될 예정이며, 전망대는 2026년 3월경 일반 관광객에게 공개된다. 전망대 예약제 도입 여부는 개방 시점에 맞춰 공지될 예정이다.

인천 제3연륙교 현장 방문한 유정복 인천시장
인천 제3연륙교 현장 방문한 유정복 인천시장 / 사진=인천시

제3연륙교는 명칭 논쟁이라는 특이한 배경 속에서도 세계 최고 높이 전망대라는 기록을 먼저 세운 독특한 교량이다. 기네스북에 이름 없이 등재된 아이러니가 오히려 이 다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셈이다. 개통 기념식은 1월 4일 오후 4시 30분부터 진행되며, 이어 저녁 6시에는 교량 점등식과 불꽃쇼가 펼쳐진다.

해상 교량을 걸으며 184.2m 높이에서 인천 바다를 내려다보고 싶다면, 개통 직후의 신선한 경험을 놓치지 말고 이곳으로 향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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