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이린·상하이 신규 취항

2025년 들어 잠잠했던 중국행 여행 수요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최대 저비용항공사(LCC)가 전략적인 노선 확장으로 화답하고 나섰다. 한동안 위축되었던 하늘길에 활력을 불어넣을 이번 결정은 단순한 공급 확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분석이다.
제주항공은 오는 7월 25일부터 부산-상하이(푸둥) 노선을, 10월 1일부터는 인천-구이린 노선을 각각 신규 개설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올해 1월 3만여 명에서 6월 5만 4천여 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한 중국 노선 수송객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이다. 월평균 약 12%의 꾸준한 성장률과 80% 중반까지 치솟은 탑승률은 시장이 분명한 회복 신호를 보내고 있음을 방증한다.
단순 증편 아닌 ‘전략적 확장’

이번 신규 취항은 단순히 비행편 수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선다. 제주항공의 결정 이면에는 치밀한 수요 분석과 시장 예측이 깔려있다. 팬데믹 이후 변화된 여행 트렌드 속에서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목적지로 부상한 두 도시를 정확히 겨냥한 것이다.
한쪽이 역동적인 현대 도시라면, 다른 한쪽은 시간이 멈춘 듯한 자연의 경이로움을 품고 있다. 상하이는 와이탄의 고전적인 야경과 푸둥 지구의 초현대적 스카이라인이 공존하는 메가시티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쇼핑과 미식, 문화 콘텐츠 소비 욕구가 강한 여행객들의 수요가 집중되는 곳이다.

반면, 구이린은 수묵화에서 걸어 나온 듯한 카르스트 지형과 리강의 비경으로 유명하다. 저렴한 물가와 함께 독특한 풍광을 즐기려는 가족 단위 및 실속파 자유여행객들에게 최적의 목적지로 꼽힌다. 제주항공은 이처럼 성격이 다른 두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며 중국 여행 수요층을 다각도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이번 신규 노선은 여행객의 편의를 극대화하는 시간대로 설계되었다. 부산-상하이 노선은 김해국제공항에서 밤 10시 15분에 출발해 현지 시각 오전 0시 5분에 도착하며, 주 4회(월, 수, 금, 일) 운항한다. 돌아오는 항공편은 상하이에서 오전 4시에 출발해 김해에 오전 6시 40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인천-구이린 노선 역시 인천국제공항에서 밤 9시 25분에 출발, 다음 날 오전 0시 40분에 구이린에 도착한다. 귀국편은 구이린에서 오전 1시 40분에 출발하여 인천에 오전 6시 30분에 도착하며, 주 4회(수, 목, 토, 일) 운항이 예정되어 있다.
두 노선 모두 밤 시간대 출발로 여행객들이 퇴근 후 공항으로 이동하거나, 하루를 꽉 채워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하늘길 넓히는 한·중 교류 확대

제주항공의 이번 행보는 항공사 단독의 결정을 넘어, 한-중 간 인적 교류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최근 양국 간 비자 조건 완화와 항공 운항 제한 추가 해제에 대한 긍정적인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공급을 늘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러한 항공 노선 다변화는 여행객의 선택권을 넓히는 동시에, 양국 간 관광 및 비즈니스 교류의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단거리 국제선 운영 노하우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주항공의 가세로, 한동안 대기 수요가 쌓여 있던 핵심 노선들의 항공권 가격 안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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