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년 전만 해도 외면받았는데”… 올해만 관광객 1300만 명 몰린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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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관광객 1300만명 돌파
중국 수요 급증과 내국인 회복세

제주공항
제주공항 / 사진=비짓제주

제주가 다시 붐비기 시작했다. 한때 논란과 불편으로 외면받던 분위기와는 달리 올해 들어 제주를 찾은 발걸음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강한 회복세가 흐름을 이끌었고, 주춤하던 내국인도 점차 돌아오면서 제주 여행 시장 전반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공개된 각종 지표는 단순한 반짝 증가가 아니라, 제주 관광의 방향이 크게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국인 수요 폭증이 만든 새로운 흐름

제주공항의 외국인 관광객들
제주공항의 외국인 관광객들 / 사진=제주특별자치도 공식 블로그

올해 제주 방문객 증가의 중심에는 단연 외국인의 존재가 있다. 1월부터 12월 9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301만명을 넘겼고, 이 중 외국인은 전년 대비 17.5%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가장 큰 원동력은 중국 시장이다. 단체 관광객 무비자 제도가 전국으로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제주 선택률이 유지되면서, 올해 9월 누적 기준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173만여명 가운데 약 70%가 중국인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대비 15%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제주 성읍민속마을 설경
제주 성읍민속마을 설경 / 사진=제주특별자치도 공식 블로그

이와 더불어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장기화되며 일본 여행을 취소한 중국인들이 새로운 여행지를 찾는 움직임도 제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일본행 항공권 무료 취소와 노선 감축이 이어지면서 한국이 대체 여행지로 떠오른 가운데, 제주가 이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지가 업계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다만 서울이나 부산, 그리고 동남아와의 경쟁도 만만치 않아, 제주가 선택받기 위해선 관광 편의성과 서비스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내국인, 논란에도 돌아오기 시작했다

광치기해변 겨울 풍경
광치기해변 겨울 풍경 / 사진=제주특별자치도 공식 블로그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바가지 요금 논란, 불친절 이슈, 그리고 해외여행 수요 폭증은 제주에 적지 않은 타격을 남겼다. 올해도 내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지만, 감소폭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여름 성수기 이후 매달 회복세가 이어져 6월에는 두 자릿수 감소였던 내국인 방문객이 11월에는 -3.4%까지 축소됐다. 이 같은 흐름 뒤에는 제주도의 적극적인 대응이 있었다.

2월부터 ‘제주관광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하며 마케팅 확대와 수요 촉진 전략을 추진했고, 특히 6월부터 국내 단체 관광객에게 지역화폐 ‘탐나는전’을 지원하며 실질적 혜택 제공에 나섰다. 연말을 맞아 호텔업계에서도 가족 단위 투숙과 패키지 상품이 빠르게 늘고 있어 내국인 수요 회복이 더 가팔라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제주 여행객 지출 패턴의 변화

제주 회
제주 회 / 사진=제주특별자치도 공식 블로그

관광객이 제주에서 가장 아낌없이 쓰는 분야는 식음료였다. 최근 1년간의 카드 결제 내역과 설문, 리뷰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제주 방문객 지출의 41%가 식음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주 전체 식음료 시장의 절반이 넘는 비중으로, 내국인이 약 46%, 외국인이 약 6%를 차지했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 소비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제주에서의 식경험이 여행 만족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는 점이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회였고, 맛이 식당 선택의 절대 기준으로 꼽혔다. 카페는 분위기가 변수로 작용했다. 그러나 만족도 조사를 보면 아쉬움은 대부분 ‘가격’에 집중됐다.

흥미로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라면 더 지불하겠다”는 응답이 68%에 달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전체 방문객의 절반 이상이 가격은 다소 높지만 품질과 경험이 만족스러웠다고 답했다. 서비스가 가격에 걸맞다면 소비자는 충분히 지갑을 열 의향이 있는 셈이다.

한라산 윗세오름
한라산 윗세오름 / 사진=비짓제주

올해 제주 관광 시장은 뚜렷한 반전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외국인 방문객의 강한 회복, 내국인의 점진적 복귀, 그리고 지출 트렌드의 변화까지 모든 지표가 제주가 다시 선택받는 여행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중국 시장 확대와 여행 패턴 변화는 내년 제주 관광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이제 과제는 서비스 품질 경쟁력 강화다. 가격 논란을 잠재우는 길도 결국 만족스러운 경험 제공에 달려 있다. 제주가 이러한 흐름을 기회로 삼아 편의성 개선과 서비스 혁신을 지속한다면, 1300만명을 넘어선 올해의 기록은 새로운 성장 구간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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