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다녀오고 더 스트레스 받아요”… 2명 중 1명 ‘이것’ 때문에 해외로 눈 돌린다

해외여행 만족도에 뒤진 국내 여행
제도적 관리 강화가 최우선 과제로

휴가철 인천공항
휴가철 인천공항(ai이미지) / 사진=여행을말하다DB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 수많은 여행객이 국내외 목적지를 두고 저울질하는 가운데 국내 관광 산업에 경종을 울리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터무니없는 ‘바가지 물가’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며, 전반적인 만족도 역시 해외여행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확인된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22일 발표한 ‘국내·해외여행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 내 국내외 여행을 모두 경험한 1,000명 중 국내 여행에 대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8.3점에 그쳤다. 이는 해외여행 만족도인 8.7점보다 낮은 수치로, 많은 이들이 국내 여행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

만족도의 발목 잡는 ‘바가지요금’

대기 중인 비행기
대기 중인 비행기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여행이 해외여행보다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5.1%가 ‘높은 관광지 물가’를 지적했다. 이는 ‘특색 있는 지역 관광 콘텐츠 부족(19.4%)’이나 ‘관광객의 일부 지역 집중(9.0%)’ 등 다른 요인들을 압도하는 수치로, 바가지요금 문제가 국내 관광의 가장 큰 걸림돌임을 명백히 보여준다.

한 번뿐인 휴가를 망칠 수 있다는 불신, 지불하는 비용만큼의 가치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해외로 돌리게 만드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단순한 가격 문제를 넘어, 국내 관광 생태계 전반의 ‘신뢰도’ 문제와 직결된다.

인프라는 우수, 콘텐츠는 열세… 엇갈린 평가

인천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조사를 더 깊이 들여다보면, 국내 여행의 명확한 강점과 약점이 드러난다. 총 11개 관광 요소별 비교에서 국내 여행이 해외여행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항목은 △교통 접근성 △관광 편의시설 △음식 등 단 세 가지에 불과했다. 편리한 교통망과 쾌적한 시설, 세계적 수준의 음식은 분명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8개 항목에서는 모두 해외여행에 밀렸다. 특히 여행의 본질적 매력이라 할 수 있는 △자연 경관 △역사·문화 자원 △축제·지역 이벤트 △쇼핑 등에서 만족도가 낮았다. 한경협은 이를 두고 “국내 여행은 교통·편의시설 등 관광 인프라(하드웨어) 부문에서 경쟁력을 보였지만, 관광 콘텐츠(소프트웨어) 면에서는 해외여행에 비해 만족도가 낮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결국 해법은 ‘신뢰’

인천국제공항 체크인카운터
인천국제공항 체크인카운터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면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해서도 응답자들의 목소리는 명확했다. 가장 많은 35.6%가 ‘바가지요금 방지를 위한 제도적 관리 강화’를 1순위로 꼽았다. 이는 앞서 지적된 불만족 이유와 정확히 일치하는 결과다.

그 뒤를 이어 ‘지역별 특화 관광 콘텐츠 개발 및 홍보 지원(18.6%)’, ‘관광지 대중교통 연계망 및 이동 인프라 확충(16.2%)’, ‘지역 화폐 등 관광 소비 지원금 제공(11.3%)’ 등이 해결 과제로 제시됐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와 인프라를 갖추더라도, ‘언제든 바가지를 쓸 수 있다’는 불신이 사라지지 않는 한 국내 관광이 뿌리내리기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속초
속초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번 한경협의 조사는 국내 관광 산업이 받아 든 명확한 성적표와 같다. 접근성과 편의성이라는 훌륭한 ‘기반’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뢰’와 ‘매력’이라는 핵심 가치를 채우지 못해 여행객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결국 해법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여행객들이 안심하고 지갑을 열 수 있는 건전한 상거래 문화를 정착시키고, 각 지역만이 가진 고유한 이야기를 매력적인 콘텐츠로 풀어내는 노력이 병행될 때, 비로소 국내 여행은 해외여행의 대안을 넘어 첫 번째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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