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보조배터리 그냥 들고 타면 안됩니다”… 9월부터 달라진 비행기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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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배터리 기내 반입 규정
2025년 9월부터 변경된 사항

여행용 캐리어와 보조배터리
여행용 캐리어와 보조배터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행의 설렘이 가득한 공항, 하지만 작은 부주의가 아찔한 순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만큼이나 필수품이 된 보조배터리는 언제나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다.

올 초 부산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기내 화재 사건은 우리에게 큰 경각심을 주었다. 이에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지난 몇 달간 공항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투명 비닐봉투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대신 더 똑똑하고 실질적인 안전장치들이 우리를 맞이한다. 2025년 9월 1일부터 확 바뀐 대한민국 국적기 탑승객을 위한 새로운 안전 수칙, 이것만은 꼭 알아두자.

보조배터리 기내 반입 규정 개편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 / 사진=유튜브(MBC News)

이번 변화의 시작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보조배터리 기내 반입 규정‘의 전면 개편으로, 그 배경에는 지난 1월 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 벌어진 에어부산 A321-200 여객기 화재 사고가 자리 잡고 있다.

당시 관제탑의 ‘항로상 간격 분리’ 지시로 이륙이 약 10분간 지연되던 사이, 한 승객이 좌석 위 선반에 넣어둔 보조배터리에서 ‘열폭주’ 현상이 발생하며 화재로 번졌다.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순간, 다행히 176명의 승객 전원이 긴급 탈출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이 사건은 기존 안전관리 방식의 허점을 명확히 드러냈고, 더욱 강력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모두에게 각인시켰다.

절연테이프와 격리 보관백

보조배터리 절연테이프
보조배터리 절연테이프 / 사진=유튜브(KBS News)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그간 공항에서 무료로 나눠주던 지퍼백 형태의 비닐봉투가 완전히 사라진 점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부터 보조배터리 단자 간 합선을 막기 위해 비닐봉투를 제공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화재 예방 효과는 미미한 반면, 전국 공항에서 일주일에 무려 10만 장이 넘는 비닐이 소모되며 환경오염 문제만 키운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제 그 자리를 ‘절연테이프’가 대신한다. 9월 1일부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모든 국적 항공사는 수속 카운터, 보안 검색대, 탑승구는 물론 기내에서도 승객이 요청할 경우 보조배터리 충전 단자를 감쌀 수 있는 절연테이프를 제공한다.

전류 흐름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합선 위험을 줄이는 이 방식은 승객이 직접 준비한 보호 파우치나 단자 보호캡 사용으로도 대체할 수 있다.

에어부산 화재당시 보조배터리 위치
에어부산 화재당시 보조배터리 위치 / 사진=유튜브(YTN)

만약의 화재 상황에 대비한 ‘최후의 보루’도 마련됐다. 모든 국적사 여객기에는 이제 ‘격리 보관백’을 최소 2개 이상 의무적으로 비치해야 한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진압용 특수 장비인 이 보관백은, 초기 진화된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를 내부에 넣어 밀봉함으로써 2차 폭발이나 화재 확산을 막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최근 미국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보조배터리 화재로 긴급 회항했을 당시, 승무원이 이 격리 보관백을 사용해 추가 피해를 막은 사례가 알려지면서 그 중요성이 국제적으로도 입증된 바 있다.

보조배터리
보조배터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토교통부는 항공사들의 이행 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미흡할 경우 ‘사업개선명령’을 내리는 등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오는 10월 열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총회에서 보조배터리 안전관리 국제 기준 강화를 공식 안건으로 제안할 계획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당신의 보조배터리 규정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자. 100Wh 이하 최대 5개까지만 기내에 가지고 탈 수 있으며, 위탁수하물은 절대 금지라는 기존 원칙은 변함없다.

이제는 여기에 더해, 단자를 절연테이프로 마감하거나 보호 파우치에 넣는 작은 실천이 나와 우리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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