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국보다 높다”… 충격적인 한국인들의 여행 경비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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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본보다 한국인들이 여행 경비를 더 많이 쓰는 이유

여권과 현금
여행 경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행이 최고의 사치”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최근 발표된 글로벌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이웃 국가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여행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기를 연평균 5회 이상 타는가 하면, 카드 선택 기준에서도 ‘여행 혜택’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단순한 휴식 이상의 의미를 지닌 ‘여행’, 과연 한국인에게 어떤 특별함이 있기에 이렇게까지 열광하는 걸까?

여행을 떠나는 한국인
여행을 떠나는 한국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국 항공 서비스 회사 콜린슨 인터내셔널이 발표한 ‘여행 혜택 및 고객 참여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인 1인당 연간 여행 예산은 무려 5,553달러, 한화로 약 811만 원에 달한다. 이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평균(696만 원)보다도 100만 원 이상 높은 수치로, 일본(661만 원)이나 중국(732만 원)보다 훨씬 더 많은 지출을 의미한다.

이런 수치는 단순히 ‘많이 간다’를 넘어서 ‘잘 간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한국인들은 연평균 약 5회의 항공편을 이용하며, 이는 단순한 관광이 아닌, 프리미엄한 여행 경험에 대한 욕구가 반영된 결과다. 단순히 경비를 많이 쓰는 것이 아닌, 여행의 질을 높이기 위한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공항 라운지
공항 라운지 / 사진=인천국제공항

여행 경험의 질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바로 공항에서의 대기 시간. 한국 여행객들에게 공항 라운지는 단순한 편의시설이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회비가 있는 신용카드 사용자 중 무려 82%가 ‘공항 라운지 이용 혜택’을 가장 기대하는 요소로 꼽았고, 89%는 현재 카드에 해당 혜택이 없을 경우 다른 카드로 갈아탈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 신용카드
한국 신용카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심지어 카드 선택의 최우선 조건으로 ‘여행 관련 혜택’을 고른 비율도 39%에 달했다. 이는 일상 리워드(39%)와 동일한 수준이며, 카드의 브랜드나 가입 보너스를 훨씬 뛰어넘는 영향력을 가진다.

특히 MZ세대 중 Z세대 응답자의 55%는 이 기준을 더욱 중시한다고 응답해, 향후 프리미엄 여행 혜택 중심의 카드 상품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도 시사된다.

콜린슨 인터내셔널 통계
콜린슨 인터내셔널 조사 자료 / 사진=콜린슨 인터내셔널

콜린슨 인터내셔널의 조사 결과는 단순한 선호도를 넘어, 실제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혜택의 실체’를 보여준다.

한국 응답자 중 91%는 일상 지출이나 여행 경비 결제 시 여행 관련 보상을 제공하는 신용카드를 더 자주 사용하겠다고 응답했다.

단순한 마일리지 적립을 넘어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경험’이 카드 이용률에 직결되고 있는 것이다.

공항 라운지
공항 라운지 / 사진=워커힐

더불어, ‘보안 패스트트랙’이나 ‘공항 셔틀 서비스’ 등 다른 혜택을 제치고 공항 라운지 이용이 독보적인 1순위로 선택된 것은, 여행 전 과정에서의 ‘스트레스 최소화’와 ‘프리미엄한 여정의 시작’을 중시하는 한국인의 여행 트렌드를 반영한다.

이는 카드사나 항공사에게 명확한 시사점을 제공하며, 앞으로의 마케팅 방향성 또한 ‘단순한 할인’이 아닌, ‘특별한 경험 제공’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인천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 모습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 소비자가 여행에 지출하는 비용이 식료품과 쇼핑 지출을 합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일상에서 꼭 필요한 소비와 비견될 만큼, 여행은 한국인 삶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단지 ‘어디로 갈까’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갈까’, ‘어떤 경험을 할까’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여행 욕구가 폭발하면서 더욱 가속화되었다.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된 지금, 한국인들은 여행을 ‘자기 보상’이자 ‘삶의 리듬’으로 여긴다. 높은 예산을 아낌없이 쓰는 이유도, 단지 여유로움이 아닌 삶의 질 향상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나는 한국인
여행을 떠나는 한국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인은 더 이상 여행을 ‘비정기적인 이벤트’로 여기지 않는다. 연간 평균 811만 원이라는 압도적인 예산 지출과 연 5회 이상의 항공 여행은,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여행이 얼마나 깊이 스며들었는지를 보여준다.

공항 라운지 혜택을 기준으로 카드를 바꾸고, 프리미엄 서비스를 선택하는 소비 행태는 그 자체로 ‘여행이 삶’인 시대의 상징이다.

여행이 단순한 소비를 넘어, 경험을 중시하는 시대의 새로운 문화 코드가 되고 있다. 이제, 당신의 여행도 단순한 ‘어디’보다 ‘어떻게’에 주목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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