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0만 명이 오간 하늘길”… 세계 1위 차지한 의외의 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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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제주 노선,
2024 가장 분주한 하늘길 1위

제주항공
제주항공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하늘길은 어디일까? 뉴욕과 런던, 혹은 홍콩과 싱가포르를 잇는 노선을 떠올렸다면 놀랄 준비를 해야 한다. 상상과 달리, 세계 항공 시장의 왕좌는 대한민국 서울과 제주를 잇는 단 1시간 15분 거리의 국내선이 차지했다.

단순한 1위가 아니다. 다른 대륙의 최고 노선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은 여객을 실어 나르는 이 ‘국민 노선’의 경이로운 기록 뒤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1시간 15분 비행에 1,320만 명

김포공항
김포공항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김포-제주 항공노선이 서울특별시 강서구 하늘길 38에 위치한 김포국제공항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공항로 2의 제주국제공항을 오가며 2024년 한 해 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여객을 수송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항공 운송 분야 최고 권위 기관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최근 발표한 ‘2024 세계항공운송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이 노선을 이용한 승객은 무려 1,320만 명에 달했다. 이는 2위인 일본의 삿포로-도쿄 노선(약 920만 명)보다 400만 명이나 많은 압도적인 수치다.

제주공항
제주공항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이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타 대륙의 1위 노선과 비교하면 더욱 명확해진다. 북미에서 가장 붐비는 노선인 뉴욕(JFK)-로스앤젤레스(LAX)의 연간 이용객은 220만 명, 유럽 1위인 스페인 바르셀로나(BCN)-팔마 데 마요르카(PMI)는 200만 명에 불과하다.

김포-제주 항공노선 하나가 북미 1위 노선보다 약 6배, 유럽 1위 노선보다는 6.6배나 더 많은 승객을 실어 나른 셈이다. 남미(보고타-메데인, 380만 명)와 아프리카(케이프타운-요하네스버그, 330만 명)의 최다 노선을 모두 합쳐도 김포-제주 노선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왜 세계는 ‘김포-제주’를 주목하는가

산방산
산방산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떻게 인구 5천만 명 국가의 국내선 하나가 이토록 이례적인 기록을 세울 수 있었을까? 해답은 제주도가 한국인에게 갖는 대체 불가능한 위상에 있다.

제주도는 단순한 국내 여행지가 아니라, 가장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해외여행과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독보적인 목적지다. 독특한 자연환경과 이국적인 문화, 풍부한 먹거리는 짧은 휴가에도 완벽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이러한 위상은 더욱 공고해졌다.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제주로 향했고, 엔데믹 이후에도 그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돌하르방
돌하르방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즈니스 수요와 한 달 살기 등 새로운 여행 트렌드까지 더해지며 김포-제주 항공노선은 출장객부터 가족 여행객, MZ세대 배낭 여행객까지 모두를 실어 나르는 대한민국 교통의 핵심 동맥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현상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보고서에서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노선 상위 10개 중 9개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집중된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 역내 단거리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아시아 시장의 성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변화의 바람 속, 제주의 현재와 미래

섭지코지
섭지코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물론 영원한 것은 없다. 2025년 상반기 제주 관광 통계는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2025년 7월까지 제주를 찾은 누적 관광객은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고물가와 국내 타 지역 관광 활성화 등으로 내국인 관광객이 8.8%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은 14.8% 증가하며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이는 김포-제주 항공노선의 수요층이 점차 다변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결론적으로, 김포-제주 항공노선의 세계 1위 기록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선다. 이는 한국인의 제주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과 신뢰, 그리고 아시아 항공 시장의 역동적인 성장을 동시에 증명하는 살아있는 증거다. 앞으로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의 조화 속에서 이 특별한 하늘길이 또 어떤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갈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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