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만으론 부족하다?”… 한국 여권, 6년 만에 39위로 추락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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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지수 39위로 추락한 대한민국

대한민국 여권
대한민국 여권/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때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여권’ 중 하나로 주목받았던 대한민국 여권이 최근 발표된 ‘2025 여권 지수’에서 39위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순한 무비자 입국 가능 국가 수만이 아니라, 과세 제도와 이중국적 허용, 개인의 자유 등 폭넓은 기준을 바탕으로 평가한 이번 순위는 기존의 인식과는 사뭇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다.

6년 새 28계단 추락한 한국

여권 지수
여권 지수/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자문 업체 노마드 캐피탈리스트(Nomad Capitalist)가 발표한 ‘2025 여권 지수’에서 한국은 39위에 머물렀다.

2020년 11위까지 올랐던 순위는 이후 꾸준히 하락해 2023년에는 21위, 2024년에는 32위, 그리고 올해 39위로 떨어졌다. 6년 사이 28계단 하락이라는 결과는 단순한 일회성 평가가 아니라 장기적인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한국 여권 순위
한국 여권 순위/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여권의 순위 하락은 단순히 여행 편의성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번 여권 지수는 ▲무비자 입국 가능성(50%) ▲과세 제도(20%) ▲국제적 인식(10%) ▲이중국적 허용 여부(10%) ▲개인의 자유(10%) 등 다섯 가지 요소를 반영해 평가되었으며, 한국은 이 중 특히 과세 제도와 이중국적 허용 여부, 개인의 자유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상위권에는 유럽 국가 대거 포진

아일랜드 여권
아일랜드 여권/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5년 여권 지수에서 1위는 아일랜드가 차지했다. 뒤이어 스위스와 그리스가 공동 2위, 포르투갈이 4위, 몰타와 이탈리아가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국가는 대부분 유럽연합(EU) 소속으로, 무비자 입국 가능국 수는 물론 조세 회피 가능성, 이중국적 허용, 국제적 인식과 개인의 자유 등에서 고르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이 말레이시아와 함께 37위에 올라 한국보다 근소하게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119위로 평가되며 글로벌 여권 파워 측면에서 크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헨리 여권 지수와는 다른 기준

해외여행
해외여행/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번 ‘노마드 캐피탈리스트 여권 지수’ 결과는 헨리앤파트너스(Henley & Partners)가 발표한 ‘2025 헨리 여권 지수’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헨리 여권 지수에서 대한민국은 3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국가 중 하나로 꼽혔다.

항공기
항공기/사진=게티이미뱅크

그러나 두 지수의 평가 방식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헨리 여권 지수는 오직 무비자 또는 도착 비자로 입국 가능한 국가 수만을 기준으로 순위를 산정한다.

이에 반해, 노마드 캐피탈리스트 여권 지수는 무비자 입국 외에도 조세 체계, 이중국적 허용 여부, 국제사회에서의 인식, 그리고 개인의 자유까지 다섯 가지 항목을 균형 있게 반영한다.

여행객
여행객/사진=게티이미지뱅크

즉, 단순히 여행에만 유리한 여권이 아니라, 해외 거주·투자·이민 등 글로벌 라이프스타일을 꿈꾸는 개인에게 실질적으로 유리한 여권을 가리는 지수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기준에 따르면 한국 여권은 글로벌 이동성은 우수하지만, 과세 정책과 국적 제도에서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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