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 24만원을 36만원으로 결제했다고?”… 한달 전 논란 있었던 이 지역, 또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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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카드 덤터기 논란
속초관광수산시장 대게집, 24만 원을 36만 원으로 청구

대게
대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름다운 동해의 풍경과 신선한 해산물을 기대하고 떠난 여행. 그러나 여행의 추억을 한순간에 악몽으로 바꾸는 경험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불과 한 달 전 ‘오징어 난전’의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속초에서, 이번에는 계산기 숫자를 교묘히 부풀린 ‘카드 덤터기’ 의혹이 터져 나오며 관광객들의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실수였다”는 변명 뒤에 숨은, 어쩌면 더 교묘해진 상술의 그림자가 속초시 관광 전체의 신뢰를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속초 카드 덤터기 논란

대게집에서 받은 영수증
대게집에서 받은 영수증 /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5년 9월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었다. 글쓴이 A씨는 하루 전인 9월 6일,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중앙로147번길 12 일대에 있는 속초관광수산시장 한 대게 회 직판장에서 겪은 황당한 경험을 공유했다. 주말 저녁이라 대게만 가능하다는 안내에 따라 주문을 마친 A씨에게 건네진 영수증에는 364,000원이 찍혀 있었다.

아무리 암산해 봐도 이해할 수 없는 금액에 의문을 품은 A씨가 계산대로 가 정중히 확인을 요청하자, 가게 주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계산서를 제대로 보지도 않은 채 “어머 내가 계산을 잘못했나”라며 카드를 다시 요구했다고 한다.

잠시 후 기존 결제는 취소됐고, 240,000원으로 재결제가 이루어졌다. 무려 124,000원이 부풀려졌던 것이다. 이 차액은 실제 결제 금액의 51.6%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로, 이를 단순한 ‘계산 착오’로 넘기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A씨는 “시장 살리기를 하는 요즘, 이렇게 사기 치는 상가들이 아직도 있다는 게 씁쓸하다”며 “모르고 당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 공유한다”고 토로했다.

한 달 만의 데자뷔

오징어난전 바가지요금
오징어난전 바가지요금 / 사진=유튜브 김술포차

이번 대게집 논란이 더욱 공분을 사는 이유는 불과 한 달 전, 바로 인근에서 벌어졌던 ‘오징어난전’ 사태의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속초 오징어난전에서는 오징어 두 마리에 5만 6천 원을 요구하는 바가지요금과 1인 손님에게 식사를 재촉하는 불친절 영상이 공개되며 전국적인 비판에 직면했다.

당시 상인들은 지난 8월 8일 특별 친절 교육과 함께 자정 결의대회까지 열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한 달을 채 넘기지 못하고 빛이 바랬다.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오징어 난전의 ‘가격 부풀리기’와 대게집의 ‘결제액 뻥튀기’는 형태는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 바로 관광객과 상인 간의 정보 비대칭성을 악용해 부당 이득을 취하려 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한두 상인의 일탈 문제를 넘어, 지역 관광 생태계 전반에 깊게 뿌리내린 불감증과 구조적 문제를 의심하게 만든다.

이로인해 지난 8월 오징어난전 상인과 관계자들은 특별 친절교육 및 실천 자정결의회를 열어 사과했다. 논란이 커지자 속초시는 이번에도 시장 상인회를 통해 해당 식당에 ‘계도 조치’를 내렸고, 상인회는 또다시 ‘친절 교육’을 약속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제재나 페널티가 없는 ‘계도’와 ‘교육’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속초시
속초시 / 사진=속초시청

한 번 잃어버린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속초관광수산시장은 동해안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서 수많은 방문객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그러나 연이어 터지는 불미스러운 사건들은 이곳을 찾았던, 그리고 찾으려 했던 잠재적 관광객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와 불신을 남겼다. 식당 측은 “손님이 많아 실수했다”고 해명했지만, A씨의 후기에 따르면 너무나 태연했던 대응은 그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진정한 관광 활성화는 화려한 홍보나 이벤트가 아닌, 방문객이 안심하고 지갑을 열 수 있는 투명한 가격과 진심 어린 환대에서 시작된다.

반복되는 ‘사후약방문’식 대처가 아닌, 신뢰라는 무형의 사회적 자본을 재건하기 위한 속초시와 상인들의 뼈를 깎는 자성과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성난 관광객들의 발길은 정말로 다른 곳을 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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