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하게 즐기고 혜택도 챙기는 신개념 여행법

전북 순창군.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하나의 거대한 테마파크를 넘어, 지역 곳곳의 골목상권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흥미로운 실험이 시작됐다.
순창군 출연기관인 (재)순창발효관광재단이 최근 선보인 ‘관광플랫폼 쿠폰북’은 단순한 할인 혜택 모음집이 아니다. 이는 관광객의 만족도와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조준하는 전략적 설계에 가깝다.

이 쿠폰북의 등장은 “어떻게 하면 관광의 온기를 지역 전체로 확산시킬 수 있을까?”라는 많은 지자체의 오랜 고민에 대한 순창군만의 대답이다.
특정 관광 명소에만 소비가 집중되는 ‘쏠림 현상’을 극복하고, 관광객의 동선을 지역 곳곳으로 분산시켜 실질적인 ‘낙수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이는 최근 주목받는 ‘로컬 상생’ 트렌드와 맞물려, 전북 가볼만한 곳을 찾는 이들에게 새로운 여행의 가치를 제안한다.

쿠폰북의 작동 방식은 단순하지만 영리하다. 순창 관광의 핵심 거점인 ‘순창발효테마파크’ 방문객에게 우선적으로 배포되는 이 쿠폰북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여행 안내서 역할을 수행한다.
이 테마파크는 순창의 정체성인 고추장 등 발효 문화를 집대성한 곳으로, 연간 수많은 방문객이 찾는 핵심 시설이다. 재단은 바로 이 지점에서 쿠폰북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여정을 제안하는 것이다.

방문객은 쿠폰북을 들고 순창 읍내의 식당, 카페, 숙박업소, 체험시설 등 총 28개에 달하는 제휴 업체를 방문해 할인이나 증정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이는 관광객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이득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전에 미처 알지 못했던 지역의 숨은 명소들을 발견하게 만드는 자연스러운 동기 부여 장치가 된다.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소비의 폭을 넓히는 효과를 전략적으로 설계한 셈이다.
이러한 전략은 현장에서 즉각적인 긍정적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쿠폰북 사업에 참여한 한 상점주는 “쿠폰북을 통해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할인을 계기로 처음 방문했던 손님들이 만족하고 다시 찾는 단골이 되는 사례가 많아져 지역 상권에 실질적인 활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쿠폰북이 일회성 소비 촉진을 넘어, 관광객과 지역 상점 간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매개체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관광객은 만족스러운 소비 경험을 얻고, 소상공인은 잠재적 단골 고객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영일 순창군수는 “관광플랫폼 쿠폰북은 여행객에게는 유용한 혜택을, 소상공인에게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기회의 창을 제공하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관광과 지역 경제가 동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순창군의 ‘관광플랫폼 쿠폰북’은 단순한 마케팅 도구를 넘어, 지역 전체의 상생을 도모하는 영리한 관광 정책의 한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이는 한정된 관광 자원의 혜택을 지역 사회 전체로 확산시키려는 깊은 고민의 산물이며, 관광객에게는 더 풍성한 여행의 경험을, 지역 소상공인에게는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다.
순창군은 앞으로도 참여 업체를 꾸준히 확대하고, 외부 축제 및 행사와 연계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쿠폰북의 활용도를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다. 한 장의 쿠폰북에서 시작된 이 작은 날갯짓이 순창의 관광 지도를 어떻게 바꾸고, 또 다른 지역에 어떤 영감을 주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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