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30% 줄자 결국 결단

제주 우도의 차량 운행 제한이 8년 만에 완화된다. 오는 8월부터 전기 렌터카와 16인승 전세버스의 입도가 허용되어, 관광객 감소로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지난 8년간 ‘차 없이 여행하는 섬’으로 상징됐던 제주 우도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교통 체증 해소와 청정 환경 보존이라는 대의 아래 굳게 닫혔던 빗장이, 관광객 감소와 지역 경제 위축이라는 현실적 문제 앞에서 조심스럽게 열리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우도 차량 운행 제한’ 조치를 1년 더 연장하되, 일부 차종에 대한 규제를 푸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오는 8월 1일부터 2026년 7월 31일까지 1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이번 조치의 핵심은 단체 관광객과 친환경 차량에 대한 문호 개방이다.
승차정원 16인승 전세버스와 전기차·수소차 등 제1종 저공해 렌터카의 우도 내 운행이 가능해진다. 이는 과거 전면 제한으로 인해 단체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다양한 제주도 여행 패턴을 수용하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다.
또한, 대여용 이륜차와 개인형 이동장치(PM)에 대한 운행 제한은 전면 해제되어 섬 내 기동성 확보가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우도의 차량 운행 제한은 2017년 8월, 섬의 고질적인 교통 문제 해결과 ‘탄소 없는 섬’이라는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좁은 도로에 차량이 몰리며 발생하는 극심한 정체와 보행자 안전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실제로 정책 시행 후 차량 정체는 눈에 띄게 해소되었고, 방문객들은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우도의 자연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정책의 순기능 이면에는 그림자도 짙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우도를 찾은 방문객은 약 121만 8,000명으로, 규제 시행 전인 2016년에 비해 약 31% 줄었다.
같은 기간 섬으로 들어온 차량은 58%나 급감하며 지역 상권은 활기를 잃었다. 제주 본섬의 성산포항에서 우도 도항선을 타면 15분 남짓 걸리는 우도는 약 6.18km²의 면적에 우도봉, 검멀레해변, 서빈백사 등 주요 명소가 섬 곳곳에 흩어져 있다.
이 때문에 도보나 자전거만으로 섬 전체를 여유롭게 둘러보기엔 한계가 있다는 불편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어 온 것이다.

결국 제주도는 ‘제한 유지’라는 큰 틀 속에서 ‘부분 완화’라는 묘수를 택했다. 무작정 문을 열어 과거의 교통난을 재현하는 대신, 단체 관광객 유치에 필수적인 16인승 전세버스와 탄소중립 정책에 부합하는 전기 렌터카로 대상을 한정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영길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우도 관광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운행 제한을 일부 완화하되, 주민과 관광객 등의 안전을 위해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교통질서 확립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청정 환경 보존과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으려는 제주도의 고심이 담긴 결과물이다.
1년간의 한시적 완화가 우도를 ‘지속가능한 관광’의 성공 모델로 만들지, 혹은 과거의 혼잡을 재현하는 단초가 될지는 앞으로의 운영 방식과 성과에 달려있다. 이번 실험의 성공 여부에 따라 우도는 다시 한번 최고의 제주 가볼만한 곳 중 하나로서 그 위상을 재정립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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