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을 책임질 울진 해수욕장 5선

오랫동안 ‘마음먹고 가야 하는 곳’으로 여겨졌던 경상북도 울진의 지리적 거리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최근 개통한 동해선 철도가 수도권과 남부권 여행객들을 울진역으로 실어 나르면서, 지도 위에서만 존재하던 푸른 해안선이 현실의 경험으로 다가오고 있다.
오는 7월 18일부터 8월 24일까지 38일간, 울진은 저마다 다른 매력을 품은 다섯 개의 해수욕장 문을 활짝 열고 새로운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울진의 해변 중에서도 구산해수욕장은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최적의 조건을 제시한다. 수심이 얕고 수온이 온화해 아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으며, 해변을 감싼 울창한 소나무 숲은 시원한 자연 그늘을 만들어준다.
특히 반려견과 함께 휴가를 즐길 수 있는 펫비치와 캠핑장이 마련되어 있어 모든 가족 구성원이 함께 추억을 쌓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곳에서 시작되는 맨발 걷기 길은 신라 화랑들이 풍류를 즐겼다는 월송정으로 이어지며, 달빛 아래 모래밭을 걷는 경험은 열대야를 잊게 하는 특별한 치유를 선사한다.

구산이 아늑한 가족의 공간이라면, 망양정해수욕장은 동해의 장엄한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곳이다. 450m에 달하는 고운 백사장과 송림은 동해안의 대표적인 일출 명소로 손꼽히며 캠핑족들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인근 왕피천공원에서는 케이블카를 타고 조선 숙종이 ‘관동제일루’라 칭했던 관동팔경 망양정에 오를 수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동해의 풍경과 저녁 무렵 은어다리의 야경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울진 남부권의 관문인 후포 해수욕장은 활기찬 어촌의 정취와 시원한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250m 길이의 백사장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후포항과 어시장에 닿는다.
갓 잡은 신선한 해산물과 회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최고의 별미다. 바다를 더 가까이 느끼고 싶다면 요트 체험이 제격이다.
돛에 바람을 가득 안고 물살을 가르는 경험은 후포에서의 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해변 북쪽의 등기산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발아래로 투명하게 펼쳐진 에메랄드빛 동해를 감상하며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아찔한 경험도 가능하다.

북적이는 인파를 벗어나 오롯한 휴식을 원한다면 경북 최북단에 자리한 나곡해수욕장이 답이 될 수 있다. 비교적 덜 알려져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랑하며, 서핑과 스노클링 등 해양 액티비티를 즐기기에도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여행의 피로는 인근의 덕구온천에서 뜨거운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풀 수 있어, 역동적인 활동과 평온한 휴식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서울에서 불과 몇 시간, 이제 울진은 더 이상 먼 바다가 아니다. 동해선 열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낯설었던 동해안의 숨은 보석들을 발견하게 하는 새로운 여행의 시작점이 되고 있다.
활기 넘치는 항구부터 고요한 어촌 마을, 아이들을 위한 체험 공간까지, 다섯 개의 해수욕장은 각기 다른 얼굴로 여행자를 유혹한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울진의 청정 해수욕장에서 시원한 여름을 보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길 바란다”며, “1000만 관광객 시대를 향해 울진이 최고의 여름 피서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