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 천체물리학자가 개발한 스테펀 방식은 창가부터 복도 순으로 교차 탑승하여 탑승 시간을 최대 절반까지 단축시킵니다.
- 항공사들은 위탁 수하물 유료화 이후 기내 휴대 수하물이 급증하자 우선 탑승권 판매 등 부가 수익을 위해 비효율적인 그룹 탑승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탑승 지연을 피하려면 이용하는 항공사의 탑승 그룹 기준과 기내 수하물 규정을 미리 확인하고 위탁 수하물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비행기를 타기 위해 게이트 앞에서 30분 넘게 기다린 경험은 낯설지 않다. 그런데 수학과 컴퓨터 시뮬레이션 연구에서는 탑승 시간을 기존 방식 대비 최대 절반 수준까지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이미 검증됐다. 문제는 항공사들이 이 방식을 도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탑승 절차 연구는 단순한 학술 호기심이 아니다. 지상 체류 시간이 길어질수록 항공사 운영비가 증가하는 만큼, 탑승 절차 최적화는 수백만 달러 단위의 비용과 연결되는 실질적 문제다.
로렌츠 기하학, 랜덤행렬이론까지 동원된 연구들이 쏟아졌지만, 실제 탑승구 운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천체물리학자가 설계한 최적 탑승 알고리즘

미국 네바다대학교 천체물리학자 Jason Steffen은 외계행성 측정에 쓰던 컴퓨터 모델링 기법을 항공기 탑승 절차에 적용해 주목받았다. 그가 2005년 전후에 제안한 ‘스테펀 방식’은 창가 좌석부터 가운데, 복도 순으로 배치하되 짝수·홀수 좌석을 교차 배치해 승객 간 간격을 확보하는 알고리즘이다.
이렇게 하면 한 승객이 머리 위 선반에 짐을 넣는 동안 다른 승객이 통로를 막지 않는다. 연구에서는 이 방식이 전통적인 앞에서 뒤로 탑승 방식에 비해 탑승 시간을 대략 절반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고 보고됐다.
약 186석 규모의 에어버스 A320neo를 모델로 삼은 시뮬레이션에서도 스테펀 방식이 무작위·구역제 방식과 비교해 가장 빠른 결과를 기록했다.
수하물 요금이 바꾼 탑승 풍경

탑승이 느려진 흐름은 2008년 전후를 기점으로 뚜렷하게 달라졌다.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위탁 수하물에 본격적으로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 기본 운임에 포함됐던 무료 위탁 수하물 관행이 줄어들면서 승객들은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짐을 기내로 들고 타기 시작했다.
그 결과 머리 위 짐칸 부족 현상이 심해졌고, 선반에 짐을 넣으려는 승객들이 통로를 막으면서 탑승 시간이 늘어났다.
이에 항공사들은 짐칸 자리를 선점하려는 수요를 겨냥해 우선 탑승, 선호 좌석 지정 같은 유료 서비스를 추가했다. 부가 수익 항목이 늘어나는 구조가 굳어진 셈이다.
효율보다 수익이 우선인 탑승 구조

항공 전문 교육기관과 연구자들은 수하물 요금·우선 탑승 판매 같은 수익 구조가 탑승 효율 개선 인센티브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 탑승 방식을 개선하면 몇 분의 지상 시간을 아낄 수 있지만, 항공사 입장에서는 우선 탑승 판매에서 나오는 부가 수익이 더 비중 있게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좌석 밀도 확대와 복잡한 그룹·구역제 유지가 맞물리면서 탑승구 운영은 효율보다 수익과 고객 세분화 전략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왔다.
한편 앞에서 뒤로 탑승하는 전통 방식은 통로가 자주 막혀 무작위 탑승이나 창가→중간→복도 순 탑승보다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는 평가가 여러 연구에서 반복된다.
이론은 맞지만 현장 적용은 다른 문제

스테펀 방식이 이론적으로 효율적이라는 점은 여러 시뮬레이션에서 확인되지만, 현실 적용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가족이나 동행자가 함께 탑승하고 싶어하는 요구, 승객마다 다른 신체 조건과 행동 패턴, 탑승구에서 열과 좌석 번호대로 줄을 세우는 복잡성은 통제가 어렵다.
이 때문에 최적 모델을 표준 절차로 도입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무작위 탑승이 예상외로 탑승 시간을 줄이는 잠재력이 있다는 연구도 있지만, 항공사는 브랜드 전략과 상용고객 혜택, 수익 모델을 함께 고려해 복잡한 그룹제를 유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탑승이 느린 진짜 이유는 알고리즘 부재가 아니라, 효율과 수익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더 빠른 탑승 방법이 이미 설계된 상황에서, 그것이 도입되지 않는 구조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여행자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정보가 된다.
이용하는 항공사의 탑승 그룹 기준과 기내 수하물 규정은 노선과 항공사마다 달라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우선 탑승 옵션 구매 여부, 위탁 수하물 활용 여부를 미리 결정해 두면 실제 탑승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과 혼잡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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