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치고 1위 등극?”… 아시아 최고 여름 휴가지로 떠오르는 인기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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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리조트·저렴한 물가까지 만족

여름 휴가
여름 휴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름 휴가 행선지로 일본이나 동남아의 익숙한 도시를 떠올렸다면, 올해의 글로벌 여행 트렌드는 조금 다른 곳을 가리키고 있다.

전 세계 여행객들이 주목하는 곳은 의외의 장소, 홍해의 숨은 보석이라 불리는 이집트의 휴양 도시들이다. 최근 부킹닷컴이 발표한 데이터는 이러한 지각 변동을 명확히 보여주며, 여행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시사한다.

이집트 후루가다 알미나모스크
이집트 후루가다 알미나모스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킹닷컴이 전 세계 33개국 2만 7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여행자들은 점점 더 예측 가능한 선택지에서 벗어나고 있다.

응답자의 77%(한국 65%)가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 여행지를 탐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이는 획일화된 경험보다 고유한 가치를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트렌드는 올여름 가장 수요가 급증한 여행지 순위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1위와 2위를 나란히 차지한 곳은 이집트의 후루가다와 샤름엘셰이크다. 일본 도쿄(3위), 태국 방콕(5위) 등 아시아의 전통적인 강자들을 제친 이 결과는, 여행자들이 ‘휴가’를 정의하는 방식 자체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집트 후루가다
이집트 후루가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위를 차지한 후루가다는 카이로에서 남동쪽으로 약 450km 떨어진 홍해 연안의 도시다. 불과 한 세기 전만 해도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이곳은 1970년대 본격적인 관광 개발이 시작되며 격변의 시기를 맞았다.

특히 연중 온화한 기후와 건조한 사막 기후 덕분에 유럽인들 사이에서는 겨울철 추위를 피하는 최고의 휴양지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후루가다의 핵심 매력은 단연코 홍해의 신비로운 수중 생태계다. 세계적인 다이빙 명소로 손꼽히는 이곳은 뛰어난 시야와 다채로운 산호 군락을 자랑한다.

이러한 장점이 부각되며 수십 개의 리조트와 후르가다 그랜드 아쿠아리움 같은 현대적인 관광 인프라는 후루가다를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해양 레저의 중심지로 격상시켰다.

후루가다 바다
후루가다 바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후루가다의 진정한 가치는 보트에 몸을 싣고 바다로 나아갈 때 비로소 드러난다. 대표적인 명소는 홍해 최초의 해양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기프툰 섬이다.

1955년부터 엄격하게 관리된 덕분에, 이곳의 생태계는 190종 이상의 산호초와 500여 종의 열대어가 공존하는 경이로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스노클링 장비만으로도 수족관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이 섬은,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자랑하는 오렌지 베이와 파라다이스 비치 등 각각 다른 매력을 지닌 해변을 품고 있어 온전한 휴식을 선사한다.

이집트 후루가다 해변
이집트 후루가다 해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후루가다의 부상은 단발적인 현상이 아니다. 이는 여행객들이 더 이상 남들이 가는 곳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경험과 가치를 찾아 떠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다.

부킹닷컴의 조사에서 지난해 대비 이색 숙소 검색량이 10% 증가했다는 점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익숙하고 편안한 선택지 대신,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더 큰 만족과 새로운 영감을 주는 곳으로 여행자들의 발길이 향하고 있다. 앞으로의 여행 시장은 누가 더 독창적이고 진정성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지에 따라 그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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